우크라 분단서 푸틴 몰락, 3차 세계대전까지…전쟁 어떻게 끝날까

러 압도적 군사력 감안할 때 러 승리 가능성 여전히 높아

장기화 예상시 휴전 협상 가능성…푸틴 몰락으로 끝날 수도

 

서방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일주일도 안 돼 군사 작전에서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6일이 지났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별다른 전황 변화 없이 사상자만 증가하며 계속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서방국가들은 이번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11일(현지시간) 몇 가지 가능성을 내다봤다.

◇러시아의 승리: 젤렌스키 정부 교체

러시아가 현재까지 자신들이 예상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대다수 서방 관리들과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감안할 때 러시아가 승리할 것이란 초기의 평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사력 손실과 군의 명성 훼손에서 당초 계산했던 것보다 훨씬 큰 대가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무차별 포격을 강화하고 있고, 집속탄과 같은 열압력 화기를 사용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를 친러 정부로 교체할 것으로 본다. 이후, 우크라이나 외부에 서방의 지원을 받는 망명정부가 수립되고, 내부에선 폭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대피하라는 서방 국가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현재까지 점령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서부 지역으로의 철수가 최종 단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폴란드와 가까운 르비우(리비프)가 젤렌스키 정부의 새로운 수도로 지정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군의 화력이 키예프 북쪽 그리고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푸틴 대통령이 이 같은 점을 수용 가능한 결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지난해 7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언한 에세이를 작성했다.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하나의 국민"이라고 강조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동부와 유럽에 초점을 맞춘 서부 간 분할을 암시한 바 있다.

북부와 동부 지역에서의 고전과 달리, 크림반도에서 침공한 러시아 군은 흑해 해안을 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오데사를 공격해 점령한다면, 우크라이나 정부와 흑해로 이어지는 길은 차단된다. 흑해는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수출 통로다. 또한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에서 3번째 큰 도시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의 점재적 타깃으로 이곳을 여겨왔다.

◇협상 타결

지난 10일 터키 남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터키 간 첫 고위급 회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침공 사실을 부인했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생물학 무기 연구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드미로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은 라브로프 장관으로부터 휴전 약속을 받아내는 것을 불가능했다면서 "러시아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다른 결정권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르 조프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국장은 지난주에 러시아 군의 철수를 전제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외교적 해법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의 지위를 놓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중립화 및 비군사화 요구는 배제했다.

그렇지만 전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손실이 더욱 급증한다면 양측은 어떤 식으로든지 합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일 푸틴 대통령의 '군사작적 목표'에 미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최종 목표는 중립지대화와 비나치화라고 줄곧 언급해왔지만, 최근 들어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에 골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휴전이 그간 러시아가 전쟁을 통해 확보한 지역을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특정 지역으로 러시아 군이 철수하는 것인지를 의미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서방의 관리들은 러시아 군이 완전 철수하지 않는다면, 대러 경제 제재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퇴각, 푸틴의 몰락

일부 전문가들은 그간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군이 서방으로부터 계속 무기 지원을 받는다면 핵심 도시를 장악하려는 러시아 군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교착, 그리고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푸틴 대통령이 실패한 침공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러시아를 22년 간 통치한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 엘리트들 혹은 러시아 군이나 정보 관리들, 또는 분노한 러시아 시민들에 의해 밀려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빅토리아 눌랜드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핵심은 러시아 내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라고 짚었다.

최근 러시아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반전 시위는 눈여겨볼만 한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13일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에서의 반전 시위를 촉구했다.

시위 감시 단체인 OVD 인포레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 내에서 반전 시위로 억류된 시민은 10일까지 1만3908명에 달한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권력 장악력은 사실상 독립 언론을 불법화하고 정부가 통제하는 매체들을 유일한 정보원으로 남겨둔 엄격한 새 법률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지난 4일 러시아 당국은 BBC 러시아를 비롯해 여러 언론의 뉴스 출판물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다.

◇나토-러시아 전쟁으로 확대

일각에선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내로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쟁이 이웃 국가로 확대돼 나토가 직접적으로 러시아와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토 국가의 계속된 무기 지원과 대러 제재로 이 같은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8일 러시아제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위해 미군 기지로 이동시키려는 폴란드 정부의 제안에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쟁의 범위를 우크라이나를 뛰어넘어 확대하는 위험이 있어서였다. 러시아는 이런 식의 우크라이나 공군 지원은 참전과 다르지 않고,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거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1일 대러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나토와 러시아 간 직접적인 충돌은 제3차 세계대전이며, 이는 우리가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확대 위험은 여전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전투기 지원 계획에 대해 "잠재적으로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경고했다. 이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부 보급선 공격을 상황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 "간섭"하려는 국가들은 "역사에서 직면했던 어느 것보다 더 큰 결과"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어 군사령부에 핵 억지력을 고도의 경계 태세에 두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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