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4.2%↑…사우디 100만배럴 감산 '깜짝' 연장
- 21-03-05
국제유가가 4% 넘게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와 더불어 사실상 리더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일평균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도 연장하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 사우디 100만배럴 감산 연장
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2.55달러(4.2%) 뛴 배럴당 63.83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4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최고다.
북해 브렌트유 5월물은 2.68달러(4.15%) 급등한 배럴당 66.73달러로 체결됐다.
이날 사우디와 러시아가 참여하는 OPEC+는 회의를 마치고 증산 없이 기존의 감산을 4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일평균 13만배럴, 2만배럴씩 증산이 허용됐다.
사우디의 압둘라지즈 빈살만 에너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회원국들은 생산을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우디는 앞으로 몇개월 동안 일평균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점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면서도 "(증산은) 우리의 시간과 우리의 편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라지즈 장관은 "(증산을) 앞당겨 서두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 연장은 '서프라이즈'였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원자재전략 본부장은 "OPEC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며 "OPEC이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는 '유가가 결국 뜨겁게 달아 올라, 코로나19로 인해 쌓인 재고를 줄이는 것을 기꺼운 마음으로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산 연장 배경은 중국 수요 둔화
지난해 OPEC+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수요 붕괴에 일평균 97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는데, 점진적 증산 일정도 합의했었다. 지난해 8월 200만배럴, 올해 1월 50만배럴 증산해 현재 감산 규모는 일평균 700만~720만배럴이다.
그리고 다음달부터 50만배럴 증산이 예상됐지만, 이날 OPEC+는 감산 규모를 4월 말까지 현재 수준으로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지난주 유가는 일평균 130만~150만배럴 증산을 예상하고 하락세를 보였으나, 전날 감산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며 다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사우디까지 일평균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장한다는 '깜짝' 소식에 유가는 4% 넘게 뛰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이번 회의를 앞두고 사실상 OPEC 리더인 사우디는 다른 산유국들이 생산 정책과 관련해 "매우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원유시장의 완전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안심하고 증산했다가 가까스로 끌어 올린 유가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가 입수한 OPEC+ 전문가 보고서는 "최근 유가 랠리가 원유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아니라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유발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중국의 공장활동은 9개월 만에 최저로 밀려 중국의 원유수요가 감소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매수가 최근 둔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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