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오데사' 향해 '미콜라이우' 진격·'마리우폴' 봉쇄…나토, 우크라 영공 폐쇄 않기로

키이우, 대형아파트 미사일 공격으로 대량 인명 피해 우려…'인도주의 통로' 가동 요청도

안보리, 7일 우크라 인도주의 위기 관련 긴급회의 소집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4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영공 폐쇄를 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칫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남부 헤르손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최대 물동항 오데사로 가는 관문인 미콜라이우에서 진격을 시작, 접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러군의 동부전선과 남부 크림반도 전선을 잇는 도네츠크 최남단 마리우폴이 러시아군에 봉쇄됐다.

지난달 24일 새벽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열흘째로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위기도 가중하고 있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7일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나토, 우크라 영공 폐쇄 않기로…젤렌스키 '반발'

나토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폭격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우크라이나 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실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외무장관들과의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게 된다면 전쟁이 더 여러 유럽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절망을 이해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실행할 경우 더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본격적 전쟁'으로 돌입할 수 있다"며 "유럽에서의 광범위한 전쟁이 발생하면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시행하면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한 러시아군을 규탄하면서 나토가 자국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결정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 상공 폐쇄가 러의 직접 공격을 유발할 것이란 이야기는 나토 국가들이 지어낸 것"이라며 "우리보다 몇 배나 강한 무기를 가졌지만 내면이 불안한 이들의 자기 최면"이라고 비판했다. 

◇헤르손 점령한 러군, 오데사 향해 미콜라이우 진격 시작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 함락여부를 두고 우크라이나 현지 및 영·미 정보당국의 판단은 엇갈리지만, 러군은 일단 헤르손에서 우위를 차지한 뒤 오데사로 가는 관문인 미콜라이우로 진격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콜라이우에서는 러시아군의 진격으로 도시 주변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역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이후 우크라군이 러군을 몰아내 러군의 진격이 중단됐다고 밝혔지만, 전투는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콜라이우는 우크라이나 조선산업 중심지이자, 헤르손에서 최대 물동항 오데사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흑해를 바라보는 오데사는 전쟁 발발 전까 우크라이나 해상물동량의 3분의 2가 지나간 요충지다. 

◇마리우폴 러군에 봉쇄…'인도주의 통로' 가동 요청

러군이 전략 거점으로 노리는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닷새간 이어진 격전 끝에 러군에 봉쇄됐다. 

아조프해를 낀 마리우폴은 러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득세한 도네츠크주 최남단에 있는 인구 45만 규모 도시로, 함락 시 동부전선과 크림반도 남부전선이 하나로 이어져 러군의 동남부 우위가 막강해지는 러군의 전략 거점이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필사적인 공격과 방어로 격전을 벌여왔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마리우폴이 며칠간 무차별적 공격을 받은 끝에 러시아군에 봉쇄됐다"면서 인도주의 통로 마련을 요청했다.  

그는 "중요한 인프라를 복구하고 식량과 의약품을 들여올 인도주의 통로 설치 및 전쟁 중단 실시가 우리의 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대표단은 지난 3일 2차 휴전협상에서 민간인 대피 및 의약품·식량 전달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 공동 제공에 합의하고, 통로가 가동될 때에는 전쟁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마리우폴에 인도주의 통로가 마련되면, 이번 합의 첫 이행 사례가 된다. 마리우폴은 현재 식수와 난방, 전기 공급이 끊기고 식량도 고갈돼 인도적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키이우, 대형아파트 미사일 맞아 붕괴…100명 매몰 가능성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한 대형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붕괴돼 주민들의 매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SES)의 빅토리야 루반 대변인은 보로디앙카의 대형 아파트 건물에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다며 "100여명이 잔해 속에 갇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루반 대변인은 "지속적인 포격으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접근할 수가 없다"며 "인도주의적 통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대로 사람들을 대피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키이우 북서쪽에 위치한 보로디앙카는 지난 며칠간 러시아군의 포격을 집중적으로 받아왔다.

이날 앞서 우크라이나 경찰은 러시아군이 키이우 남서부 외곽에서 10㎞ 떨어진 마르할리우카 마을을 공습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영국 국방부는 키이우 북서쪽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호스토멜 비행장 부근에서 교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호스토멜 비행장(안토노프 국제공항)은 개전 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맞서 결사 항전을 벌인 곳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비행장 장악을 막아 러시아의 키이우 전격전 계획이 틀어졌다고 분석했다.

◇유엔 안보리, 7일 '우크라 인도주의 위기' 관련 긴급회의 소집

열흘째 계속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인도적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7일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AFP 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체 세션이 끝난 뒤 안보리 15개 회원국은 결의안 초안 마련을 위해 비공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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