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10배' 러 포격에 자포리자 원전 단지 화재…"시설 안전"
- 22-03-04
젤렌스키 "러, 체르노빌 비극 되풀이" 비판
러軍, 화재 현장 진입 방해로 진압에 어려움
4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 군대의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단지에서 폭발 사고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으나 원전 시설 및 방사능 수치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미트로 오를로프 자포리아주 에네르호다르시 시장은 이날 "정부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며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전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는 세계 안보의 위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역시 러시아를 향해 원전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이번 화재로 "원전 동력 장치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원전이 폭발 시 피해 규모는 체르노빌 사고보다 10배나 더 클 것"이라며 "러시아인들은 즉시 포격을 중단하고 소방관을 투입해 보안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원전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공업지역 자포리자주 주도 자포리자에서 112㎞ 떨어진 에네르호다르시에 위치해 있다.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도네츠크에서 서쪽으로 200㎞ 거리다.
우크라이나 전체 원자력의 약 40%가량에 해당하는 연 최대 420억kWh 전력을 생산하며 전체 전력량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유럽 최대 원전으로도 꼽힌다.
에네르호다르시에서는 이틀 전 러시아군이 진입한 뒤로 정부군과 시가전이 이어졌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에 경보를 발동해 무력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원전 인근에서 폭력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원전 일대 방사능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IAEA에 원전 단지의 방사능 수치에는 변화가 없으며 핵심 설비 등 원전 시설 안전도 확보된 상태라고 보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원전 공격에 대해 러시아는 '핵 테러'에 의존해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비극을 되풀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를 제외한 어떤 나라도 원전 공격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그는 원전 단지 화재 발생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즉시 관련 사안을 보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해 이 지역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소방대원 및 긴급 구조대 현장 접근 허용을 촉구했다고 미 백악관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구조대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원전 단지 화재 현장 진입을 방해해 사고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적·인적 피해 규모는 아직까지 공식 보고된 바 없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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