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러시아 사업 보이콧…난처한 삼성·LG·현대차
- 22-03-03
애플·메타·셸·BP 등 잇달아 '사업 중단' 선언
韓기업, 러시아 시장 점유율 높아…사업 유지 '가닥'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발을 빼기 시작하면서 국내 기업의 고심도 깊어졌다. 애플은 물론 석유기업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셸 등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 압박과 국제사회 비판 여론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상대적으로 러시아 시장점유율이 높아 사업 중단보다는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러시아 내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수출 중지는 물론 애플페이 등 다른 서비스도 제한한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와 구글은 유럽연합(EU) 전역에서 러시아 투데이와 스푸트니크 접속을 막았다.
아예 투자를 철회한 기업도 나왔다. 세계적 석유 기업인 영국 셸은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인 가즈프롬과의 합작 사업을 중단했고, BP도 러시아 국영 로스네프트 보유 지분 19.75%를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다임러트럭홀딩스가 러시아 합작 기업과 제휴를 끊었으며, 볼보자동차와 폭스바겐이 현지 자동차 판매 등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러시아 사업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각국 정부의 압박과 국제사회 비판 여론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사업 중단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은 난처한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현대차만 하더라도 이달 1~5일 공장가동을 중단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연휴가 끝나는 9일부터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쉽사리 사업을 중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투자액이 크고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에 TV 공장을, LG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루자에서 TV와 생활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이 있다.
또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약 30%로 1위이고, 현대차와 기아는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약 23%로 2위를 자리를 유지 중이다. LG전자도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에서 선두다.
반면 애플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5%를 밑돌고 있다. 폭스바겐과 볼보도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낮은 해외 기업이야 사업 중단 부담이 적지만, 한국 기업은 다르다"며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고, 점유율도 높아 중단 시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쟁이 끝난 후 재진출도 어려울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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