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등 39개국, ICC에 러시아 제소…"반인륜적 범죄 증거 수집"
- 22-03-03
러시아·우크라 ICC 비회원국…조사 결과 강제성은 無
HRW "러시아 전쟁범죄 가능성 문서화 위한 중대 조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일주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영국을 포함한 39개 국가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공격한 러시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했다. ICC는 전쟁범죄와 반인륜적 범죄 등에 대한 증거 수집과 함께 조사에 착수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등 39개 국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저지른 잔악한 행위와 관련해 ICC에 회부했다. ICC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의 부대가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도시들을 폭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러시아의 야만적 행위에 대한 ICC의 조사가 시급하며 책임자들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영국은 동맹국들과 정의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CC는 규정에서 회원국들이 회부하는 경우에는 검찰은 재판부의 승인 없이 바로 조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ICC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저지른 대량학살, 반인륜적 범죄, 전쟁범죄 등에 대한 증거 수집에 나섰다.
조사를 맡은 카림 칸 ICC 검사는 "조금 전 ICC 소장에게 즉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며 "증거 수집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ICC의 조사 결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게 강제성이 없다. 지난 2002년 설립된 ICC는 현재 123개 회원국이 가입되어 있다. ICC는 회원국 영토에서 발생했거나 회원국 국민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ICC 회원국이 아니다.
다만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번 ICC 조사에 대해 러시아의 전쟁 범죄 가능성을 문서화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발키스 자라 HRW 선임 변호사는 "(영국을 포함한 38개국의) ICC 조사 요청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심각한 만행과 인권 유린에 대해 경각심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해당 국가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심각한 범죄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ICC는 정의 수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ICC 검찰의 수사 개시 결정은 현재 인권을 유린하거나 앞으로 유린할 수 있는 이들에게 언젠가는 심판을 받게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ICC에 대한 지지는 이번 조사를 성공으로 이끌고 우크라이나 피해자들이 절실히 원하는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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