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심각한 오판…장기적으로 높은 대가 치를 것"
- 22-03-02
미 의회에서 취임 이후 첫 국정연설…"美 우크라 국민과 함께 서 있다"
대러 제재 동참국 거론하며 韓 언급…"시진핑, 美국민과 내기는 좋은 생각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하게 오판했다며 장기적으로 높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내내 푸틴 대통령을 '대통령(President)'이라는 존칭을 쓰지 않고 '푸틴'이라고만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의사당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국정연설(연두교서)에서 "6일 전 푸틴은 자신의 위협적인 방식으로 (자유 세계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유세계의 근간을 흔들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는 심각하게 오판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 대통령)는 우크라이나로 굴러들어 갈 수 있고, 세계를 가볍게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신 그는 상상도 못한 힘의 벽을 만났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부터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대담무쌍과 용기, 결단력은 전 세계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연설을 보기 위해 참석한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일으켜 세우면서 "오늘 밤 이 회의실에서 우크라이나와 세계에 확실한 신호를 보내자.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독재자들이 그들의 침략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을 때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한다는 교훈을 배웠다"면서 "그들은 (혼란을 위해) 계속 움직인다. 그리고 미국과 세계에 대한 비용과 위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계획적이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는 거듭된 외교 노력을 거부했다"면서 "그는 서방과 나토가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우리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푸틴은 틀렸다. 우리는 준비가 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자유를 사랑하는 다른 나라들과 연합을 구축해 푸틴에 맞섰다고 강조하면서 "저는 우리의 유럽 동맹국들을 단결시키는 데 수많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푸틴이 무엇을 계획하고 있고, 그가 어떻게 그의 공격을 거짓으로 정당화하려고 할 것인지 사전에 세계에 공유했다. 우리는 러시아의 거짓말에 진실로 맞섰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그가 행동했으니 자유세계는 그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면서 유럽연합의 27개 회원국은 물론 영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심지어 중립국인 스위스까지 러시아의 주요 은행들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퇴출과 수출통제 등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러시아 항공기들의 미국 영공 비행 금지를 발표한 것은 물론 러시아의 올리가르흐(신흥재벌) 등을 겨냥, "미 법무부는 러시아 올리가르흐들의 범죄를 쫓기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우리는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당신들의 요트, 호화 아파트, 전용기를 찾아 압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은 폭력과 혼란을 촉발했다. 그가 전장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높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나라를 지키고 그들의 고통을 덜 수 있도록 계속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푸틴은 탱크로 키예프를 둘러쌀지 모르지만, 그는 결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마음과 영혼을 얻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는 결코 우크라이나인들의 자유에 대한 사랑을 없애지 못할 것이고, 자유 세계의 결의를 약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시대의 역사가 쓰여질 때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전쟁은 러시아를 더 약하게 만들고, 나머지 세계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남겨질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와 독재의 전쟁에서 민주주의가 부상하고, 세계는 분명 평화와 안보의 편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리 군대는 교전하고 있지 않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과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군대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게 아니라 푸틴이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할 경우를 대비해 나토 동맹국을 수호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독재자가 외국을 침공하면서 전 세계에 비용이 발생한다. 저는 제재의 고통이 러시아의 경제를 겨냥하도록 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저는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0개국과 협력해 6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며 "미국은 전략비축유에서 3000만 배럴을 방출하는 등 이러한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며 "우리는 필요하다면 동맹국들과 단결해 더 많은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들은 국내 휘발유 가격을 둔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천명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그것은 미국을 변화시키고, 우리가 세계의 다른 나라들, 특히 중국과 직면한 21세기의 경제적 경쟁에서 우리를 승리하는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말했듯, 미국 국민과 내기를 하는 것은 결코 '좋은 생각(good bet)'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직면한 40여년만의 최악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 "제 최우선 순위는 물가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우리에겐 선택지가 있다.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한 가지 방법은 임금을 낮추고 미국인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저는 그보다 더 나은 계획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금이 아닌 비용 절감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자동차와 반도체 생산 △더 많은 인프라 건설과 혁신 추진 △미국에서 더 많은 상품의 빠르고 값싼 이동 △더 많은 일자리 창출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외국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대신 미국에서 그것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일부에서 '위드 코로나'를 거론하고 있지만 "저는 오늘밤 우리가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것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우리는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이 바이러스와 계속 싸울 것이다. 이것은 변이를 만들고 퍼지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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