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 늦춰진 러, 우크라 사기 꺾으려 민간인 공격으로 전략 바꿨다
- 22-03-02
'민간인 나치 정권서 보호하겠다' 주장한 푸틴, 무차별 포격 전환
1일 공습으로 최소 23명 숨져…젤렌스키 "명백한 테러" 규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엿새 째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공격으로 전환해 우크라 저항세력의 사기를 꺾고 늦어진 진격에 다시 불을 붙이려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국방부가 키예프의 보안 시설에 대한 포격을 예고한 뒤 1일(현지시간) 키예프의 TV 방송 타워부터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프 동부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잇따라 공격하면서 최소 2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거센 포격 이후 하르키우 시장은 이호르 테레호프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파트 87채가 파손됐으며 일부 지역은 더 이상 수도, 전기, 난방이 가동하고 있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군의 변전소 공격 이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대부분 지역은 전력이나 난방이 되지 않고 있다고 당국이 밝혔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적군이 마리우폴 사방에서 몰려와 인프라를 파괴하고 여성, 어린이, 노인들을 살해한다"면서 "그러면서 적군은 이번 공습을 '우리를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라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시 중심 광장을 표적으로 한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테러리즘"이라며 "이로 인해 아이들이 숨졌다. 테러리즘은 우리를 무너뜨리고, 우리의 저항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WSJ는 이번 러시아의 무차별 포격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여러 장애물에 부딪혀 키예프 진격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면서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과 병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의 진격이 둔화한 이유에 대해 "식량과 연료 부족, 우크라이나의 예상보다 거센 저항"을 꼬집으며 러시아군의 키예프 진격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전열을 가다듬고 도전에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같은 민족이라고 주장하던 푸틴 대통령은 초기에는 '민간인 무차별 공격'에 대해서는 절제된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이번 포격 세례는 전략의 전환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또한 신나치주의자들과 파시스트들이 우크라이나의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 정권에 의해 학대와 학살을 당한 민간인을 보호하는 취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국방정보국은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공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어 러시아군은 야간 작전으로 전환했다면서 인구가 밀집한 도시 지역에서 이들의 중포 사용은 민간인 사상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러시아는 갈수록 커지는 국제적 고립에 직면해 있으며 지난 주말 서방의 제재 영향으로 금융시스템이 휘청거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의 대(對)러 제재가 본격화하자 루블화 가치가 폭락했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제재로 국제시장 접근까지 차단되고 있다.
이밖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 덴마크, 캐나다, 영국,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은 러시아 항공기를 영공에서 잠정 폐쇄하겠다고 나선데 이어 미국까지 영공 비행 금지 발표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 항공기가 유럽 하늘길에서 차단되면 일단 남쪽으로 우회하면서도 중동의 위험 지역까지 피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부담이 막대해진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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