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 막내아들 안필영 옹, 3·1절 앞두고 별세

'일본군과 맞서 싸우겠다' 美 해군 입대…교사·배우로도 활동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 안필영 옹(미국명 랠프 안)이 3·1절을 앞두고 별세했다. 향년 96세.


안 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11시11분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숨을 거뒀다고 27일 미국 한인단체들이 전했다.

안 옹은 그간 숙환으로 병원 입·퇴원을 거듭하다 끝내 눈을 감았다고 한다.

안창호 선생의 셋째 아들인 고인은 도산의 3남 2녀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해 있던 자녀였다.

안 옹은 1926년 LA에서 태어났다. 도산은 안 옹이 태어날 당시 활동무대를 중국 상하이로 옮기면서 미국을 떠나있던 탓에 안 옹은 평생 부친의 얼굴을 직접 보진 못했다.  

고인은 생전 인터뷰에서 "1963년 36세 때 어머니와 함께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며 "아버지를 추모하는 행사에서 나도 모르고 크게 울었고, 머리로만 알던 아버지의 존재를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인은 어머니 이혜련 여사, 큰형 필립 선생, 누나 수산 여사와 함께 독립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평생 헌신했다.

고인은 LA 시티칼리지와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을 졸업했고, 진주만 공습을 감행한 일본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미 해군에 입대해 복무했다.

2차 대전이 끝난 이후에는 독립유공자이자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활약했던 큰형 필립 선생의 영향을 받아 배우로 활약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1950년대 영화 '배틀서커스', '미션 오버 코리아' 등에 출연했고 200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영화와 TV 드라마에서 한국계 배우로서 연기를 펼쳤다.

배우 생활을 중단했던 시기에는 교육학 전공을 살려 초·중등 교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도산 안창호 선생 친필 휘호. 2019.8.1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안 옹은 부친 안창호 선생과 가족의 뜻을 이어받아 독립운동의 역사를 증언하는 등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해 왔다.

안 옹은 독립운동가 후손 모임인 '파이오니어 소사이어티' 모임을 주관하는 등 한인사회 정체성을 새기는 행사를 빠짐없이 챙겼다. 지난 2019년 4월에는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LA한인사회 8·15 광복절 기념행사 때엔 직접 축사에 나서기도 했다.

한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역사를 가르치고 각종 봉사 활동을 펼쳐 한인 사회의 큰 존경을 받았다.

안 옹의 유가족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별도의 장례식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다만, LA한인회 등은 유가족과 상의해 추모행사를 치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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