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등 우크라에 무기 지원 '봇물'… 우리 정부도 고심 중

주한 우크라 대사 "한국의 각종 지원 기다린다" 공개 요청

'제재 동참' '인도적 지원' 이어 경제·군사 지원 여부 주목

 

러시아의 침공으로 위기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참 의사를 표명한 조만간 관련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대사는 지난 25일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대러 제재 동참 결정에 사의를 표시하면서 "한국으로부터 정치적 지원뿐만 아니라 경제적 지원, 군사 지원을 포함한 각종 기술적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군사력을 직접 투입하는 건 미국·영국 및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도 모두 자제하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 역시 해외 파병은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다만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무기나 장비·자금 등을 지원하는 방법은 '우리나라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세계 각국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고 우리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한 만큼 이는 곧 발표될 것이다. 그 다음으론 군사적 지원 방안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재한 참모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신속히 강구하라"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제재에 동참하면서 제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확실히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 24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 해 러시아를 규탄하며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본적인 제재엔 동참하기로 결정했고, 몇 가지 제재를 좀 더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무력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현재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역대급'이란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에 따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포함해 3억5000만달러(약4216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금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러시아의) 기갑·공수 부대, 기타 위협에 대처하는 것을 돕기 위한 중대한 추가 방위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이 27일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2.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건 이번이 3번째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자 작년 9월 6000만달러(약 700억원)의 군사원조를 제공했고, 같은 해 12월엔 2억달러(약 2410억원) 규모를 추가 지원했다. 이번 지원금을 포함하면 미국은 최근 1년 간 우크라이나에 10억달러(약 1조2045억원) 규모 이상의 안보지원을 제공하는 게 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언 EU집행위원장은 27일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EU 역사상 처음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국가에 무기와 장비를 전달하고 구매비용을 지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위해 4억5000만유로(약 6100억원)를, 그리고 의료지원과 같은 '비살상' 목적에 5000만달러(약 602억원)를 추가로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EU는 특히 우크라이나 공군을 위한 전투기 지원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스웨덴 정부는 전투식량과 장갑차·대전차 로켓 등을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하기로 했다. '중립국'을 표방해온 스웨덴이 무력충돌이 벌어진 나라에 무기류를 공급하는 건 1939년 당시 소련의 핀란드 침공 이후 처음이다.

독일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무기 1000여대, 지대공미사일 500여대, 곡사포 9문, 장갑차 14대, 연료 1만톤을 보내기로 하면서 '분쟁지역엔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오랜 금기를 깼다.

네덜란드는 지난 26일 저격용 소총과 헬멧, 스팅어 대공미사일 200기 등을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네덜란드 정부가 이미 약속한 2000만유로(약 268억원) 상당의 대(對)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과는 별개다.

체코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150만유로(약 20억원) 상당의 박격포를 보내기로 한 데 이어 권총·돌격소총·기관총·총알 등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고, 벨기에 또한 자동소총, 대전차 무기, 연료 등의 추가 공급을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앞으로 미국 등과의 조율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분야와 방식, 규모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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