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 중심서 우크라 총력 저항…"러 협상제안 응할 것"

키예프 북부·남부로 들어온 러시아군과 치열한 교전 중

우크라 "러시아와 대화할 것"…협상 거절했다는 러 주장 일축

 

우크라이나 군이 26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수도 키예프의 중심지까지 진격한 러시아 군에 총력으로 저항하고 있다.

키예프 시내 곳곳에서는 오전 4시쯤부터 폭발과 포격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은 벨라루스를 통해 키예프 북부로 들어온 러시아 군뿐 아니라 남부를 통해 진격한 전투부대와도 격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도심 불특정 지역에서 포격 소리가 들리고 있으며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키예프 동물원 근처에서 극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키예프 시내 메이단 광장에서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도로에서는 화염에 휩싸인 차들이 목격됐다. 키예프 인근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트로이슈나에서도 여러 차례 포격이 있었다.

CNN은 키예프에서 남쪽으로 약 29㎞ 떨어진 바실키프 마을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오늘 밤 키예프를 공격하려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장렬히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 "러시아와 협상할 것…제안 거절한 적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를 상대로 휴전과 평화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CNN에 따르면 세르기 니키포로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휴전과 평화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고 지금도 그러하다"며 "이는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디키포로프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했다"며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절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관계 당국자들은 현재 몇 시간 동안 협상 프로세스를 위한 장소와 시간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정상적인 삶을 재개할 수 있도록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3자 회담을 선제안했고 우크라이나는 회담 장소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종전을 위해 2014년과 2015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중재 하에 양국이 민스크 협정을 체결한 곳이다.

◇러 철군 촉구 결의안 안보리서 무산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의 채택이 무산됐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오후 뉴욕본부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미국이 작성한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15개 안보리 회원국 중 미국 등 11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했고, 중국과 인도, 아랍에미리트(UAE)는 기권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이 초안을 작성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으로 철군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반군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 것을 번복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이번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돼 채택될 가능성이 낮았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 표결을 위한 회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제사회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미국은 이번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인도를 설득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최근 전화통화에서 "폭력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지만,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명시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젠 사키 백악고나 대변인은 "우리는 계속해서 인도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 푸틴 본인과 러 외무·국방장관 직접 제재

미국 재무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러시아 핵심 지도부를 상대로 직접 제재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개인 제재 대상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군참모총장 등이 올랐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 침공할 경우 심각한 경제적·외교적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 국제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전 세계를 무대로 끔찍한 행동을 저지른 러시아를 상대로 필요하다면 추가 제재를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한 러시아 국부펀드(RDIF) 전면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RDIF는 러시아 정부가 고성장 부분 자본 유치를 위해 고안됐다. 자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한 권리도 갖고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마련한 64억달러(약 7조7088억원) 규모 예산안을 자국 의회에 승인 요청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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