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처법 '양극화'…'모임' 줄 취소 vs "치명률 낮은데 뭔 걱정"
- 22-02-24
하루 17만명대 확진자 발생 이틀째…식당 예약 취소 속출
일상회복 움직임 기지개…전문가 "방역조치 다시 강화 필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7만명대로 폭증하면서 시민들의 대응 방식이 양극단으로 나뉘고 있다. 상당수는 감염 우려에 회식이나 모임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하지만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에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는 이유 등으로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만16명으로, 이틀 연속 17만명대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581명으로 600명에 육박했고, 사망자도 82명 추가됐다.
감염자수 폭증에 시민들 상당수는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특히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조심하는 분위기다. 30대 직장인 A씨는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부모 탓에 단 한 번뿐인 입학식 경험을 못 할까봐 더 조심한다"며 "일주일 3~4차례 하던 회식·모임을 뚝 끊었다"고 말했다.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조성준씨(29)는 "(감염될 경우) 직장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고 나 때문에 업무 일정이나 가족과 지인의 생활을 멈추게 하면 안 되니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며 "이참에 절주를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식당은 예약 취소율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 직원 A씨(28)는 "일일 예약 취소가 매일 3건 이상 계속 나온다. 최근 일주일 사이 취소 문의가 더 늘었다"며 "모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거나 감염 우려 때문에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방역 긴장감이 풀린 분위기도 감지된다. 너무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니 오히려 경계심이 무뎌진 것이다.
직장인 김종성씨(33)는 "두 달 전부터 잡아둔 팀 회식 자리가 있어 더 미루지 못하고 참석했다"며 "3차 접종은 안 했지만 이제 확진 판정을 받아도 운명이려니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전민지씨(26)는 "너무 가까운 지인들도 많이 걸리기 시작해서 '나도 곧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가 최근 식당 영업제한 시간을 연장한 뒤 이렇게 적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약속을) 미루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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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모습. 2022.2.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데다 오미크론 치명률도 낮아 전처럼 코로나19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도 읽힌다.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백진수씨(28)는 "최근에 확진돼 현재 격리상태인데 감기처럼 풍토병이라는 사실을 체감한다"며 "이게 무서워서 영업 제한과 인원 제한에 시달렸다는 게 억울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덕분에 증상이 경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백신이나 백신 패스에는 불만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부 김모씨(40)는 "가족들이 모두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나는 백신접종을 3차까지 마쳐 감염되지 않은 것을 보고 효과를 체감했다"며 "주변에도 접종자가 많아지고 있어서 약속이나 모임을 취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예나(24)씨는 "친구들도 돌아가면서 확진판정을 받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이 이제는 대수롭지는 않게 느껴진다"며 "감기 수준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보니 헬스장이나 학원 등록을 미루던 친구들도 이제는 가보겠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면서 국민들의 심리적 경각심이 해제된 것이 감염자 수 급증의 원인"이라며 "건강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감염 취약자는 감염될 우려가 있어 스스로 방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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