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혜 시인의 신앙시] 순백의 눈꽃으로 오시는 님

이춘혜 시인

 

순백의 눈꽃으로 오시는 님

 

눈부시게 하얀  입성을 입고

공간을 펄럭이며 사쁜히 내려 오시는 임

희망으로 반짝이듯 영롱한 모습 

해마다 이맘때면 영락없이 찾아 드는 손님

새해 벽두를 은세계로 장식하며

순백의 눈꽃으로 오시는 님

소리도 없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부터 땅끝까지 달려 온 손님 

모두 잠든 꿈결 속에서도 

소복소복 쌓이는 다정한 임

내 추한 옷자락을 여미고 

순결한 당신과 한 몸을 이루고픈 마음 

고요히 다가와 포근함을 안겨주고 

훈훈한 사랑으로 만민의 가슴을 채워 주시는 임

내 추한 허물들을 덮어 주소서

님은 차가운 겨울에만 자주 오셔서

새하얀 입성을 훌훌 벗어 놓으시고

새해의 풍년을 약속 하시고

온누리에, 하늘로부터 내리는 

무언의 말씀을 계시로 듣게 하시는 님

그 어느날

님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해도

님 향한 못내 아쉬운 정은

잊혀질줄 모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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