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러' 우크라 침공시 나토 본격 동진…동유럽 증강"
- 22-02-14
美·나토 "동유럽 및 발트3국 순환배치 확대 검토"
루마니아·리투아니아, 미국 영구 주둔 원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본격적인 동진에 나선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설 경우 미국과 나토가 동유럽과 발트해 3국의 순환 배치 병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과 나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미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기지의 병력 약 2000명을 폴란드에 파견했다. 여기에 82공수사단 병력 3000명이 추가 배치되면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명목으로 파견하는 병력은 총 5000명이 된다. 미군 900명이 배치돼 있는 루마니아에는 독일에 주둔하던 미군 1000명이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유럽에 배치한 병력과 무기를 줄여왔지만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진로를 변경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 등 나토 신규 회원국에 순환배치 병력을 늘린 것이다.
폴란드에서는 미국이, 리투아니아에서는 독일이, 라트비아에서는 캐나다가, 에스토니아에서는 영국이 총 4500명의 나토 다국적군을 이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외교관과 미국 관리는 WP에 "미군이 이 지역에서 순환배치 병력을 확충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흑해와 발트해의 공중·해상 배치를 강화하고 훈련과 정보수집활동 또한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이런 활동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전했다. 나토 외교관은 "나토는 이미 폴란드와 발트해에서 활동 중인 전투 조직들을 루마니아·불가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병력 추가배치 여부는 각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논의는 있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1997년 나토와 러시아는 기본 조약을 체결하고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나토는 기존 경계선 너머의 추가적인 영구 주둔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다만 당시에 발트 3국은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미국이 나토 동부의 신규 가입국에는 병력을 영구 주둔시키지 않고 순환 배치하는 배경에는 이 조약이 있다. 러시아는 이 조약을 근거로 나토가 병력과 무기를 1997년의 경계선 밖으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다면 이 조약은 파기되며, 나토와 미국은 이 조약에 더 이상 구애받지 받지 않고 동쪽으로 군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나토의 이런 '동진'은 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 등 러시아 접경 나토 국가들이 요구해온 사항이기도 하다. 이들은 미군을 러시아에 대한 억지 수단으로 보며 더 많은 병력 배치를 요구해왔다.
안드레이 무라루 주미 루마니아 대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미군의 상시 주둔"이라며 "지난 7년간 우리가 보았듯 러시아는 친구가 아니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침략을 받은 길고 아픈 역사를 지닌 나라"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사이에 위치한 리투아니아도 같은 입장이다. 라우리나스 카시우나스 리투아니아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은 "냉전 시대의 서베를린이 된 느낌"이라며 미군의 영구 주둔까진 아니더라도 순환 배치 병력이 자국에 상시 머무르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은 나토의 결속만 더 강화할 뿐"이라며 "러시아 국경에, 특히 폴란드 같은 나라에 나토 부대가 영구 주둔할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발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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