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안왔다며 진료도 안해줘요"…'각자도생' 재택치료 첫날 우왕좌왕
- 22-02-10
일반 확진자들 "기사나 지역 맘까페서 정보 취득"…한숨
"그냥 자비치료"…비대면 진료·처방 앱 서비스도 인기
"따로 안내받은 건 없는데…재택치료자 동네병원 비대면 진료, 되긴 하나요?"
"비대면 진료병원 전화해봤는데 전화만 돌리다가 결국 안해준다고 답하고는 끊었어요."
셀프 재택치료 첫날인 10일 재택치료자를 비롯해 병원, 약국 등 현장에서는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바뀐 정책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방역당국은 10일부터 새로운 코로나19 환자 재택치료 체계를 적용한다고 9일 밝혔다. 고위험군 이외 확진자는 정기 모니터링 없이 필요시 동네 병·의원에서 전화로 처방, 상담을 받거나 24시간 운영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를 이용해야 한다. 해열제 등이 들어 있는 코로나19 재택치료 키트도 제공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된 관리체계 자체가 재택치료자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일 확진판정을 받은 최모씨(36·여)는 "보건소에서 어떤 연락도 못받은 상태에서 기사를 통해 동네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렇게 정책을 바꾸니 이렇게 행동하라는 수칙 정도는 재택치료자에게 문자로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나 방역당국에서는 재택치료자들에게 제공할 안내서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재택치료 안내서는 다음주 쯤 공개될 예정이다.
동네 병의원의 비대면 진료 및 처방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되도록 모든 동네 병·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한의사협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공개된 병원들마저도 비대면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한모씨(33)는 "진료한다는 병원에 전화했더니 명단이 아직 안넘어왔다며 원하면 돈받고 진료를 봐준다고 하더라"며 "재택치료하라고 해놓고 막상 어디에도 안내받거나 물어볼 곳이 없다는 점이 가장 화가 난다"고 푸념했다.
현재 네이버지도·카카오맵 등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을 검색하면 지정된 병원들이 검색된다.
그러나 막상 병원에 전화를 걸면 "비대면 진료를 한다고 한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정확하게 전달받은 사항이 없어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들다"며 비대면 진료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방치되고 있는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들은 지역 맘까페,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의 수단을 통해 자체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진정한 각자도생의 시작'이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약 300명이 모인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동네 병·의원 진료가 가능하다는데 어느 병원인지 어디에서 볼 수 있느냐" 등 다양한 질문들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에 다른 확진자가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돕고 있다.
재택치료자들은 정부가 지정한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비대면 진료·약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도 추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씨(41·여)는 "목이 찢어질 것처럼 아픈데 거주지 근처 지정병원들은 비대면 진료를 안한다고 해서 내 돈을 내고 비대면 진료·약배달 앱을 썼더니 1시간도 안돼 처방약을 받을 수 있었다"며 "확진자가 많아 고위험군에 집중하겠다는 건 알겠지만 다른 확진자들에 대해서는 너무 나몰라라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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