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실수, 사라진 코인" 10건 중 9건 찾은 업비트…끝까지 찾는다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거래소 리스트에 '업비트' 추가, 경고 문구 강화

"오입금 예방 위해 다양한 플레이어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

 

14자 내외 숫자로만 이뤄진 은행 계좌번호와 달리 암호화폐 지갑주소(계좌번호)는 긴 숫자와 알파벳으로 구성됐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이더리움 지갑주소는 '0xAb5801a7D398351b8bE11C439e05C5B3259aeC9B'. 외우고 싶어도 어려운 구조다.

암호화폐 오입금 사고는 대개 이러한 복잡성에서 기인한다. 입금 지갑주소를 잘못 입력하거나, 블록체인 네트워크 선택을 잘못 선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암호화폐 출금은 입금을 받는 쪽의 승인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찰나의 실수는 모든 자산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오입금으로 곤경에 처한 투자자 보호를 위해 팔을 걷었다. 자사 기술력과 프로젝트(암호화폐 개발사)와의 협력을 넘어 글로벌 거래소와의 협력까지 도모하고 있다. 업비트는 자사 이용자의 오입금 사고가 '0건'을 달성할 때까지 방안을 찾겠다는 의지다.

◇업비트,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와 손잡은 사연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 4일 투자자 오입금 사고 방지를 위해 바이낸스와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세계 1위 거래량을 자랑하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다.

해당 조치에 따라 바이낸스 이용자는 암호화폐 출금 시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Network Verification'을 선택할 경우, 리스트에서 업비트를 볼 수 있다.

아울러 이용자가 'Address origin'에서 업비트를 선택하면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을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라는 내용과 함께 '네트워크를 잘못 선택했다'는 경고 문구가 나타난다. 쉽게 말해 투자자가 오입금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예방책을 추가한 셈.

양사의 협력은 업비트의 오입금 피해 구제 노력에 따라 이뤄졌다. 업비트는 자사 오입금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복구 불가 사례의 58%(6300건)가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컨트랙트 주소로 암호화폐를 오입금하며 나타난 사고'임을 확인했다.

암호화폐의 이름이 같아도 거래소마다 다른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잘못 송금하면 오입금 사고가 일어난다. 6300건의 사례 역시 바이낸스 이용자가 업비트로 암호화폐를 옮기는 과정에서, 업비트가 지원하지 않는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선택할 경우 나타났다.

이 경우, 해당 암호화폐는 업비트 지갑 주소(계좌)가 아닌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내 별도 지갑 주소로 출금되는데 현 기술로는 해당 거래를 원복할 수 없다. 이용자 입장에선 송금이 완료된 것처럼 보이지만, 업비트에선 입금을 확인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한다.

업비트는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고자 바이낸스에 협조를 구했고, 바이낸스의 도움으로 경고 조치를 강화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을 선택해 해당 컨트랙트 주소로 오입금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암호화폐 투자자의 오입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스마트 체인 거래소 리스트에 '업비트'를 추가했다고 4일 밝혔다. 바이낸스는 '업비트는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경고문구를 추가해 이용자가 정확히 네트워크를 선택해 출금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사진은 이용화면 예시. (두나무 제공) © 뉴스1


◇업비트, 오입금 10건 중 9건 구제…"1건 끝까지 구제한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주도적으로 나서 투자자의 피해금을 찾아주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기술적으로 복구할 수 있는 사고라도 비용이나 보안상의 이슈에 가로막히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거래소로선 번거로운 일을 만들 필요가 없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투자자 보호와 암호화폐 투자인식 제고를 위해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팔을 걷은 상태다. 4대 거래소로 분류되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모두 오입금 구제에 대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투자자 피해 구제에 힘쓰고 있다.

그중 '투자자 보호'를 회사의 주요 원칙으로 내세운 업비트는 피해 구제에 가장 열심이다. 업비트는 회사 출범 후 지난 4년간 접수된 총 3만2770건의 오입금 복구 요청 중 3만1670건(96.6%)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원화로 총 154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해 12월 '복구 지원 불가' 유형에 해당했던 오입금 사례의 구제 가능성을 확인하고, 관련 피해자에게 자사 자산으로 환급을 약속하기도 했다.

당시 업비트 측은 "오류를 최종 복구하는 데까지 최소 수 개월의 개발기간이 필요하지만 이용자가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도록 (기간 내 구제를 신청한 이용자에게) 업비트 자체 자산으로 오입금액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선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업비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오입금 복구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사례에 대한 복구를 적극 지원해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기술 및 보안 등의 이유로 복구 불가한 사례 1100건(3.4%)이 존재해 잔여 사례 연구와 복구 노력은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비트는 오입금 예방을 위해 바이낸스 외에도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오입금 예방을 위해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지속적으로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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