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이경미] 와이셔츠

이경미 시인(서북미/오레곤문인협회 회원)


와이셔츠


꾸우꾹, 꾹꾹/ 누른다

프레스/ 프레스


허물어진 가슴팍도 반듯하게

어깨 근육 뭉친 곳을, 더

지진다

프레스/ 프레스


종잇장 같은 이 한 장의 옷, 누군가의

전투복 삶의 폭탄 막아내는

얇은 2차면, 어떻게든

시작은 해야 한다

단추 구멍 찾아 들어가

옷이 사람으로 채워질 때

구겨져도 멋이 난다

육체감의 완성이다

지하철 한 정거도 못 가 구겨진대도

괜찮다/괜찮다

프레스/ 프레스



<해 설>

에즈라 파운드는 단 하나의 적격한 이미지로도 좋은 시 한 편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이 작품은 바로 참신한 이미지 하나로 좋은 시가 되어 있다. 그것은 곧 와이셔츠가 삶의 폭탄을 막아내는 전투복의 이미지로 형상화 된 은유이다. 

작가는 와이셔츠를 가족을 위해 사회에 나가 삶의 치열한 경쟁에서 쟁투하는 가장의 전투복으로 상징화하고 있는 것이다. 

화자가 누르고 프레스하는 다림질은 상처를 투영하는 옷의 주름을 피고 힘을 메기어 치유하는 사랑의 행위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따뜻한 가족애의 시정신과 참신한 이미지로 구축되어 신선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주목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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