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밥값·외식비·유가까지 '인플레 비상'…안 오른 물가가 없다
- 22-02-07
4개월 연속 3%대 물가 상승률…유가 90달러 돌파
대외 물가 여건 악화…"연말 국제 평균 금리 2%"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물론 외식 가격, 국제 유가까지 치솟으면서 안 오른 품목을 찾기 힘들 정도다.
수입 물가도 더 오를 전망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고환율 등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중이다.
지금은 3%대인 물가 상승률이 언제든 4%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경각심이 고조된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부터 6개월 연속 2%대를 보이다가 10월 들어 3%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은 이번 물가 상승을 설명하면서 외식비와 공공요금을 주된 원인으로 언급했다.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5% 오르면서 2009년 2월(5.6%) 이후 12년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외식 물가는 총 39개 품목으로 구성되는데, 1월에는 이들 품목이 하나도 빠짐 없이 오름세를 보였다.
작년 12월만 해도 0% 상승률로 물가 변동이 없었던 '커피'마저 이번에 1.6% 오름세로 돌아섰다. 커피는 2020년 1월(1.0%) 이후로는 계속 0%대 상승하거나 하락해 왔다.
이번 외식 물가를 자세히 보면,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는 물론 서민들이 즐겨 먹는 김밥(7.7%), 햄버거(7.6%), 설렁탕(7.5%) 등도 일제히 올랐다.
또한 볶음밥(7.0%), 라면(7.0%), 짜장면(6.9%), 떡볶이(6.3%), 치킨(6.3%), 삼겹살(5.9%), 돈가스(5.7%)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2.9%)와 같은 공공요금은 2019년 8월(2.3%) 이후 2년5개월 동안 2% 넘게 오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3% 가까이 상승하면서 2017년 7~9월 3개월 연속 7.9% 상승률을 보인 이후 4년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외식비, 공공요금 외 다른 품목의 물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안 오른 품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농축수산물(6.3%)의 경우, 전달인 작년 12월(7.8%)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큰 오름세다. 가공식품(4.2%)도 2014년 8월(4.5%) 이후 7년5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 영향으로 밀가루(12.1%), 국수(27.8%), 빵(7.5%) 등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수입 물가도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물가 급등은 우리만 겪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회원국들의 평균 물가 상승률은 6.6%로 나타났다. 이는 1991년 7월 이후 30여년 만에 최고치다. 코로나19 사태 회복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공급망 차질, 이상 기후 등 여파로 분석된다.
수입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고환율도 계속된다. 환율은 지난달 6일 이미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을 넘어섰고, 지난 4일 1197원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해 100달러 선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ITI) 3월물은 지난 4일 전날보다 2.26% 급등한 배럴당 92.3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고유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고, 정세 불안이 조만간 해소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지 못하거나 격화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물가 여건이 일제히 악화하면서 우리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금리 정상화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3일 공개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관들은 한은이 올해 2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오는 4월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하는 국가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금리를 올린 국가는 세계 GDP의 5%를 차지할 뿐이다. 이에 따르면 올 연말 국제 평균 금리는 코로나 대유행 이전 수준인 2%에 도달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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