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민권 없는 韓입양인 구제 길 열릴까…스미스의원 추진 관련법 美하원 통과

4일 통과된 미국경쟁법안에 입양인 시민권 획득 조항 포함

 

미국에 입양되고도 시민권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약 2만명을 구제하는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다.

아직 상원 통과의 관문이 남아 있지만, 해당 법안이 제정될 경우 그간 시민권을 받지 못해 고통 받아 왔던 한인들의 어려움을 풀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대표 김동석)에 따르면 미 하원은 지난 4일 '미국경쟁법안(America Competes Act)'을 통과시켰는데, 해당 법안에 입양인의 시민권 획득을 돕는 조항이 포함됐다.

해당 조항은 민주당 소속인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지난해 3월 발의한 '입양인시민권법안(Adoptee Citizenship Act·ACA)'이 미국경쟁법안의 수정안에 합쳐져 미 하원의 문턱을 통과한 것이다.  

ACA는 미국으로 입양되고도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해 구직 등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겪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법안이다.  

KAGC에 따르면 1945년부터 1998년까지 해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입양인 중 2만5000명~4만9000명이 시민권이 없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에서 미국으로 11만2000여명이 입양됐으며 그중 약 2만명의 시민권 취득 여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연방의회는 지난 2000년 ‘소아 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을 통과시켜 ‘외국에서 태어난 입양인이 입양 가정의 부모 중 최소 1명이 미국 시민일 경우’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해당 법안을 2001년에 서명했다.

그러나 당시 적용대상을 시행일(2001년 2월27일) 기준 만 18세 미만으로 제한해 ‘18세 이상’인 입양인들은 시민권을 받지 못해 여전히 취약 지대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CA는 지난 2016년부터 회기 때마다 발의돼 왔지만, 미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경쟁법안에 포함돼 하원의 문턱을 넘으면서 상원 통과만 남겨두게 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스미스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입양인시민권법이 미국경쟁법의 한 부분으로 하원을 통과해 굉장히 자랑스럽다"라며 "이는 현재 미국 시민권을 갖지 못한 많은 국제 입양자에게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잘못도 없이 시민권을 받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살아가는 입양인들이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경쟁법안의 경우 유사한 법안이 지난해 6월 상원을 통과한 상태인 만큼 앞으로 상·하원의 조율을 거쳐야 한다.

입양인시민권 획득 조항을 포함해 법안 조율이 무난히 이뤄질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원의 조율에는 짧게는 1달, 길게는 2∼3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화당의 반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화당 하원은 이번 미국경쟁법안 처리에 반대의 뜻을 밝혀 왔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피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60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미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화당내에서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송원석 KAGC 사무총장은 "일단 기본적으로 상원에서 60표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쉽지는 않지만, 여러 기관들이랑 협력해 다음주부터 적극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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