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댔다하면 兆단위 M&A"…게임업계 글로벌 IP 쟁탈전 뜨겁다
- 22-02-06
MS·소니 연이은 게임사 M&A…구독서비스·메타버스 선점 노린듯
"韓게임 PC·모바일 편중 …넥슨, 엔씨소프트 등 콘솔 게임 출격 대기"
'P2E'(돈버는 게임)가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국내 게임 시장과 달리 글로벌 게임 시장에선 연초부터 총 1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인수합병(M&A)이 잇따르며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메타버스 시대 도래로 핵심 콘텐츠인 게임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몸집 불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핵심 IP 확보, 시장 주도권 선점, 게임 구독형 모델 시장 확대, 신성장동력 확보 등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국내 게임시장은 PC와 모바일시장에 편중돼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콘솔 게임 장르 개발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초부터 100조 딜…MS는 블리자드 품었다
연초 글로벌 게임업계에 대형 M&A가 잇따르고 있다. 총 3건의 M&A 거래 대금이 100조원을 넘어설 정도의 규모다.
포문을 연 곳은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다. 이 회사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게임 개발업체 징가를 127억달러(약 15조2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캔디크러쉬 등의 전세계적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MS가 지난 2016년 링크드인 인수를 위해 투입한 260억달러(약 31조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빅딜이다.
MS는 게입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M&A를 통해 텐센트, 소니에 이어 글로벌 게임 업계 매출 기준 3위 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콘솔게임 시장의 강자인 소니는 게임 개발업체 번지를 36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번지는 MS의 X박스 전용 게임으로 인기가 높았던 '헤일로' 시리즈를 개발한 업체다. 소니의 번지 인수는 블리자드를 인수한 MS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 뉴스1 |
◇몸값 높아진 게임회사…"구독형·메타버스 우위 선점 기대"
글로벌 게임사들이 잇따라 몸집 불리기에 나선 배경으로는 콘솔 시장 및 게임 구독형 모델 시장의 확대가 꼽힌다. 여기에 향후 게임 IP를 확보함으로써 메타버스와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역대급 빅딜을 이끌어낸 MS의 경우 콘솔 게임 시장에서 소니에 이어 2위 사업자다. 지난 2017년 '게임패스'라는 구독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게임사업부에 꾸준히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서비스의 현재 구독자는 2500만명 수준이다. 이 때문에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디아블로 등 인기 게임을 X박스 게임패스에 추가해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또한 인기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도 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을 주축으로 4700만명이 구독중인 게임 구독형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사들의 인수전이 격화되면서 메타버스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메타버스는 게임 화면과 유사한 가상 세계가 존재하고, 그 안에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아바타를 조작하는 형태로 구성되기 때문에 가상 세계의 그래픽 퀄리티를 필수적으로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빅테크와 게임사간의 협력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韓게임사, '조' 단위 M&A 주인공 될 수 없을까?
한국은 '콘솔 불모지'라 불릴 만큼 게임 장르가 PC·모바일 게임에 편중돼 있다. 한국 이용자들에게 게임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한 반면, 콘솔 게임은 돈을 주고 구입하는 방식인 탓에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이 각각 57.4%, 26%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콘솔게임 점유율은 5.8%에 불과하다.
주목해야할 건 '글로벌' 시장의 콘솔 비중이다. 세계 시장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모바일 게임이 4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콘솔 게임의 비중이 26.6%, PC 게임이 16%를 점유하고 있다. 즉, 한국 게임사가 글로벌 대형 게임사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콘솔 게임' 장르 개발력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PC로 게임에 적응한 한국 이용자들이 콘솔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한국 게임사들도 PC와 모바일에 개발력을 집중해왔다"면서 "북미·유럽 쪽은 콘솔 영향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한국이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선 콘솔 게임으로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 2022년 콘솔 '야심작' 쏟아진다
다행인 점은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최근 5년간 30~60%의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020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627억원에서 2020년 1조925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올해도 한국산 콘솔 대형작들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먼저 넥슨은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연내 PC·콘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 기반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TL'을 PC·콘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준비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X' 역시 업계가 주목하는 콘솔 게임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최대 게임 수출 국가인 중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북미·유럽으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콘솔 부분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며 "올해 다작의 한국형 콘솔 게임이 출시되면서, 업계 기대감도 높아지고"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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