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우크라이나 사태, 北은 ICBM 만지작… 바이든 '시험대'
- 22-02-03
전문가 "美, 북·중·러 모두로 전선 넓힐 수 있을지 의문"
2022년 새해 들어 아시아와 유럽 두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이 사실상 '시험대'에 올랐다.
연초부터 탄도미사일 발사를 잇달아 감행한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까지 시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애선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로부턴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한반도 사안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양국 정부 간에 협상안 교환과 외교장관 통화 등이 이어지면서 '긴장이 한풀 꺾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동유럽 지역에 미군 300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으로 국내외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이미 한 차례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단 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는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유럽 동맹국들에 관한 문제"라며 "미국의 지도력이 또 한계를 드러낸다면 '대서양 동맹국'들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30일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쏘아 올리며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한껏 끌어올렸다. 북한이 IRBM을 시험발사한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이번 '화성-12형' 발사에 앞서 지난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문제를 검토하도록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이 때문에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 '화성-12형'에 이어 실제로 '화성-14·15형'과 같은 ICBM 발사에 나설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미 정부는 북한의 이번 '화성-12형' 발사 뒤 영국·프랑스와 함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지만, 공교롭게도 이달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러시아가 맡게 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작년 1월 출범 이후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외교역량을 집중해온 바이든 행정부가 올 들어선 북한과 러시아까지 함께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에도 불구하고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이처럼 북한·중국·러시아의 '암묵적 공조' 속에 미국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 전개됨에 따라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핵·ICBM 시험 재개를 저지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하는 상황에서 북한까지 '전선'을 넓힐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강조하며 견제나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할 수도 있겠으나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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