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의 감염 실험…"건강한 청년은 걸려도 안전"

영국 첫 '인간도전' 연구…바이러스 인위 주입

36명 중 18명 확진…"16명 코막힘·콧물, 중증 없어"

 

건강한 청년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안전하다는 연구가 영국에서 나왔다. 다만 이 연구는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원균주로 이뤄진 임상에 근거하며, 델타 등 변이 관련 연구는 추가 진행해 결과를 밝힐 예정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오픈 오르판(ORPH)은 '세계 최초 코로나19 특성화 연구 결과' 제하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인간 도전(human challenge)' 실험은 건강한 젊은 성인에겐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간 도전이란, 피실험자들이 실제로 질병에 걸려보는 것으로, 그간 말라리아와 독감(flu), 장티푸스, 콜레라 등의 유행병 치료와 백신 개발 등을 위해 수십 년간 활용돼 온 연구 기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오픈 오르판은 임페리얼컬리지 런던,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T/F) 및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자회사(hVIVO)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구성해 작년 2월 연구에 착수했다.

피실험자는 18~29세의 건강한 남녀 자원봉사자 36명을 모집해 꾸렸으며, 코로나19 원균주(SARS-CoV-2)를 주입해 격리된 환경에서 모니터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인간 도전 연구 모델은 안전하며 건강한 성인들은 이를 잘 견뎌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기관 측은 전했다.

이번 임상을 이끈 크리스 치우 임페리얼컬리지 교수는 "이 연령대가 팬데믹을 견인한 주요 동인으로 여겨지는데, 경미한 감염으로 대표되는 이번 연구로 감염 확산 관련 상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오픈 오르판(Open Orphan) 보도자료 갈무리.


연구진에 따르면 피실험자 36명 중 18명이 감염됐고, 이 중 16명은 코막힘이나 콧물, 재채기, 목감기 등 감기처럼 경미한 증상을 겪었다. 일부는 두통과 근육 및 관절통, 피로, 발열을 겪기도 했지만 중증으로 발전하진 않았다.

구체적으로 감염자들은 감염 후 평균 이틀 정도 뒤부터 증상이 발현하기 시작했다. 그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은 5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이른 것이다.

감염 증상은 목구멍에서 처음 나타났다. 감염 5일째에 접어들면 바이러스가 정점을 찍었는데, 이 단계에서는 목구멍보다 코에서 증상이 두드러졌다.

바이러스가 산 채로 코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6.5일이었다.

감염된 피실험자 중 13명은 일시적으로 후각 상실을 겪었지만, 다수인 10명은 90일 이내에 후각을 회복했고, 나머지 3명도 3개월 후 개선됐다.

피실험자 가운데 폐에 변화가 나타나거나 다른 중증 부작용을 겪은 경우는 없었다. 다만 1명은 6개월간 후각 상실 증상이 지속되기도 했다.

또한 주로 무증상 환자들의 질병을 식별하는 신속 검사인 감염성 질병 간이검사(lateral flow test)는 감염자를 식별하는 데 있어 믿을 만한 지표였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웹상에 게재됐지만, 아직 동료 검토는 거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연구진은 미감염 피실험자들은 바이러스 노출에도 불구하고 감염되지 않았는지 등 추가 연구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일부는 코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람도 있었지만,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두 번 다 양성판정을 받진 않았다.

아울러 연구진은 지난 4월부터는 면역력을 알아보기 위한 재감염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 향후 코로나19 원균주가 아닌 델타 변이로도 유사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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