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략시 '전면전' 보단 '국지전' '사이버전' 택할듯

푸틴, 전면전 택하면 우크라 반군 상대 및 국제사회 비판 등 우려

친러 성향 돈바츠 점령 및 흑해 크림반도 통한 항구도시 점령 시나리오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 등 서방국과 러시아의 갈등 속 전쟁 발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표면적으로는 전쟁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이미 충분한 침공에 충분한 병력을 집결시켰다며 2월 중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실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2001년 미국 9·11 테러로 촉발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약 20년만에 대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기업연구소(AEI)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서는 15~20만 명가량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 병력인 175000명을 감안한 것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한 러시아 병력은 약 10만 명으로 추산돼 왔다. 

하지만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28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러시아 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은 명백하게 그렇게 할 능력을 이제 갖췄다"고 말했다. 

에밀리 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지난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2월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뚜렷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면적 공격을 선택할 가능성은 가장 낮다고 평가했다. 침략 전쟁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과 제재뿐 아니라 침략 전쟁에 뒤따를 우크라이나 저항 등은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07년 미군의 이라크 주둔 이후 보고서를 공동집필한 AEI의 프레드 케이건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진정한 도전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한 이후 반란이 발생했을 때 이를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케이건이 다른 전문가들과 작성한 논문에 따르면 주민 20명당 한명의 반란 진압군이 필요하다. 러시아가 키예프와 우크라이나 남·동부 주요 도시 점령을 위해서는 325000명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은 우크라이나 병력은 145000명이지만, 2014년부터 돈바스 지역에서 시작된 저강도 분쟁에 참전한 베테랑이 30만 명에 이른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 시민 3분의1은 무장투쟁을 벌일 의시가 있다고 밝혔다. 

만약 러시아가 실제 침공을 감행한다면 우크라이나 병력과 30만 명에 달하는 예비 전력들의 산발적 게릴라전 등에 직면할 수도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년 동안 우크라이나 군사력이 증강됐지만 러시아군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분쟁이 발생하면 러시아군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그동안 서방으로부터 훈련을 받고 기갑장비를 업그레이드했으며 미국과 영국 대전차미사일과 터키산 드론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도 러시아는 로켓과 공군력 등에서 압도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 병력을 초토화할 수 있다. 또 러시아의 이런 압도적 무력은 우크라이나 사기를 떨어뜨려 수백만 명을 달아나게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첨단 무기를 앞세워 러시아가 침공하면 민간인 사상자 발생은 불가피며 이는 국제사회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등과는 다른 문제다. 

앞서 우크라이나에서 1년간 분쟁 감시인으로 활동한 IISS의 사미르 퓨리 선임연구원은 "공군력을 사용하지 않는 전면 침공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러시아가 넘기에 문지방은 그만큼 높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하는 것마저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면 인구 300만의 키예프와 150만명의 북동 하르키프 등을 어떻게 다룰지 결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 케이건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당시 시가전은 매우 어려우며 러시아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독일 빌트신문은 러시아는 하르키프를 포위하고, 궁극적으로 키예프에 대한 보급을 차단하는 중세방식을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서방 분석가들은 키예프에 있는 대통령 궁 등 주요 요충지는 방어하기 쉬운 드네프르강 서쪽에 있다며 러시아의 키예프 포위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로서는 드네프르강을 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북쪽에 있는 벨라루스를 지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벨라루스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최근 양국은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케이건 연구원은 러시아의 기계화 부대가 벨라루스에 배치될 경우 러시아가 행동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알리는 중요한 징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러시아로서는 침공하지 않더라도 벨라루스에 상주군을 주둔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러시아 주둔군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발트해 국가에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의 타라스 쿠지오 박사는 푸틴 대통령이 전면전을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다른 3가지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번째는 친러 성향의 돈바스 지역을 점령 후 합병한다는 시나리오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이미 합병된 크림반도와 같이 접경지역 영토를 확장하는 것으로, 동부의 산업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하는 것이다. 러시아로서는 주요 산업 현장을 점령,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선택지로는 크림반도 인근 흑해 연안 항구인 오데사, 드네프로 페트로프스크 등 점령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쿠지오 박사는 인구 100만의 오데사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크림반도를 통한 해상 작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가상전(virtual warfare)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해커들은 앞서 2015년 이미 우크라이나 전력망 공격에 성공한 적이 있다. 

지난 16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민간 전산망에서 수십 개의 파괴력 높은 악성 코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MS는 지난 13일에도 "우크라이나의 모든 정부기관 및 비영리·정보기술 기관에 걸쳐 있는 악성코드가 발견됐다"고 밝혔는데, 거의 동시에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도 웹사이트가 훼손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CBS에 출연해 러시아가 과거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정부부처 및 기업 등에 사이버공격을 감행한 이력을 들어, "우리는 몇 달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공공 및 민간 부문에 사이버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처음에는 이번 정부 웹사이트 공격 배후로 벨라루스 해커들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내 러시아 소행으로 입장을 정했다.

미 국토안보부가는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에 대한 대응으로 사이버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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