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로 옮겨붙은 오미크론 큰불…美·유럽 양상 따를까
- 22-01-30
美 확진자 80만→50만·英 22만→8만명 '뚝'
오미크론, 미·유럽서 아시아로 옮겨가…한국·일본 전례없는 확산세
지난해 11월 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오미크론이 맹위를 떨치며 전 세계를 휩쓸자 확진자 수는 이전 델타 파동 때서는 볼수 없었던 규모로 폭발했다.
이들 국가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절정에 도달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27일.
실제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 영향을 가장많이 받은 가우텡주에서 지난해 11월17일 확진자 수가 2배로 늘어난 뒤 31일 만인 12월 중순 정점을 넘어섰다고 계산했다.
미국 뉴욕시는 지난해 12월15일 감염 확산 국면을 맞아 지난 14일 감소 시작까지 30일이 걸렸고, 파리(24일)나 런던(23일) 등 전 세계 주요 4개 도시에서 오미크론이 정점에 도달하는 평균 기간은 27일이었다.
오미크론이 먼저 강타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확산세가 꺾이고 있는 반면 아시아 국가에서는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수직 상승하는 상황이다.
◇ 美, 하루 평균 확진자 80만명 찍고 50만명…확산세 꺾였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파동은 절정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달 중순까지 오미크론이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이며 한때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33만 명(1월10일), 보수적 집계인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80만 명으로 치솟다 현재 하루 평균 50만명으로 내려앉았다.
다만 사망자는 꾸준히 증가세다.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를 통해 지난 24일 기준 미국에서 일주일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평균 2200명으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전주 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백신이 출시될 당시 사망자 수가 하루 3300명을 기록한 것보다는 밑돌지만, 같은해 9월 델타 파동 당시 2078명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입원율이 정체기에 들어설 조짐을 보이지만 사망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사망자 수는 후행 지표(lagging indicator)로, 통상 신규 확진자와 입원율이 발생하면 증가한다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앞으로 한달간 6만2000명 이상의 관련 사망자가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4주차부터 신규 확진자 수는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건 당국은 예측했다.
인구 100만 명 당 미국, 영국, 프랑스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 © 뉴스1 (아워월드인데이터) |
◇ "오미크론 정점 지났다"…英·佛 '방역규제 폐기'
유럽에서는조만간 팬데믹이 '최종단계(Endgame)'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3일 기준 일주일간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2100만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대비 5% 증가한 수치이지만, WHO는 증가세가 전주보다 둔화했다고 밝혔다.
WHO는 "오는 3월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인의 60%를 감염시킬 것"이라며 "이는 이 지역의 코로나19 대유행이 최종 단계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한 WHO는 "현재 유럽을 잠식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면 백신이나 기존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은 몇달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말 코로나19가 다시 유행기전까지 팬데믹에 대한 우려는 잠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진자 둔화세 전망 배경에는 오미크론의 전염성은 강하지만 백신 접종자들이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확진자 수도 급감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오미크론 발 대유행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24만5000명까지 치솟다 현재 8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영국 정부도 17일부터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데 이어 27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백신 증명서 이용 등 이른바 플랜B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당국은 방역 지침만을 제시한 채 위반 시 벌금 등 법적 처벌을 면제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 정부의 이런 자신감이 기록적인 확산세 속에서도 일주일 평균 하루 사망자 수가 300명 이하에 머무른 것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불과 1년 전 영국이 3차 봉쇄를 실시할 때까지만 해도 하루 사망자 수는 1000명에 달했다.
오미크론 피해가 가장 컸던 프랑스에서는 하루 확진자 수가 지난 26일 5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상최다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지만, 확진자 수는 불과 사흘 만에 30만명대로 내려왔다.
이미 프랑스는 지난 3일부터 백신 접종자와 아동에 한해 양성 판정 시 격리 기간을 열흘에서 일주일로 줄였는데, 백신 접종자들은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가 면제된다.
여기에 프랑스는 다음 달 2일부터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하지 않아도 되고 경기장이나 공연장의 입장객 수 제한을 철폐했다.
◇ 美, 오미크론 대유행 중 하루 사망자 수 역대 최다
바이러스의 중증도를 알아보는 바로미터인 사망과 입원 경향이 유럽과 미국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17일 하루 730명에서 26일 3408명으로 불과 열흘 사이 5배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3300명을 넘기는 역대 최다 기록으로, 오미크론 유행 기간 하루 사망자 수가 델타 유행 기간을 넘어섰다.
여기에 코로나19 모델을 관측하는 연구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카트리오나 쉬어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3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까지 5만명에서 최대 30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입원 환자가 15만 명 수준이고 3월 중순까지 19만1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모델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이 기간 사망자 수 범위가 5만8000명~30만5000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현재 90만 명인 미국의 누적 사망 건수는 100만을 훌쩍 뛰어 넘기게 된다.
유럽과 미국을 휩쓴 오미크론 변이는 이제 아시아와 중남미로 이동 중이다. 한국에서는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하루 2만 명에 근접했고 일본에서는 하루 8만 명(28일)이 새롭게 감염됐다.
다음주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둔 중국에서도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을 오르내리고 있고, 필리핀은 지난달 하루 확진자가 수백 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며칠간 3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이 외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위치한 러시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9일 팬데믹 사상 처음으로 10만명(11만3122명)을 돌파했다.
한국을 포함해 오미크론 유행의 다음 차례를 앞둔 국가들은 병상 확보 등 사망 증가를 막기 위한 보다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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