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괌 타격 가능' 중거리 탄도탄 쐈다… 4년여 만에 처음
- 22-01-30
軍 "비행거리 800㎞·고도 2000㎞"… '화성-12형'과 유사
새해 7번째 무력시위… 고체연료 적용한 신형 가능성도
북한이 30일 올해 7번째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번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쏜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30일) 오전 7시52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고각으로 발사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800㎞, 정점 고도는 약 2000㎞로 탐지됐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약 30분 간 비행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당국이 함께 발사 징후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지난 2017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17년 4~9월 총 6차례에 걸쳐 '화성-12형'(KN-17)을 시험 발사했고, 이 가운데 1차례는 실패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2017년 7월 '화성-14형'(KN-20) 2차례와 같은 해 11월 '화성-15형'(KN-22) 1차례가 있었다.
일본 방위성은 30일 오전 북한 내륙에서 동해상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 제공) © 뉴스1 |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고각 발사'(로프티드) 방식을 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성-12형'의 경우 2017년 5월 시험발사에서 고각 발사 방식으로 발사돼 비행거리 787㎞에 정점고도 2111㎞, 비행시간 30분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화성-12형'을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최대 사거리가 4500㎞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에서 쐈을 때 태평양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단 얘기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달 5일과 11일 자칭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도 자강도 일대에서 실시했단 점에서 기존 '화성-12형'이 아닌 신형 무기체계를 시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도 북한이 작년 1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대회 당시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적용한 ICBM 개발을 천명했단 점에서 "'화성-12형'과 사거리가 비슷한 새로운 고체연료 미사일을 시험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선 IRBM급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상승 단계에서 최고 속도 마하16(초속 5.44㎞)을 기록했으며, 해상에 따로 목표물을 설정해 두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대형TV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2022.1.3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북한은 이달 들어 2차례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한 데 이어 14일과 17일, 27일엔 각각 KN-23·24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그리고 25일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4년 만에 다시 IRBM급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에 대해선 "발사체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한 만큼 지금 단계에선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달 19일 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 당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해 전문가들로부턴 "조만간 실제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2017년 11월 '화성-15형'이 마지막이었다.
이런 가운데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원인철 합동참모의장과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전화 통화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해 원 의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안보상황·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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