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키트 대란? "사재기할 필요없어…증상있다면 병원서 검사"

공급 중단 요청에 온라인몰에선 구매 취소도…"관리방안 발표할 것"

콧속 면봉으로 수차례 훑어야…"의료인이 해야 정확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정부가 저위험군에 대해서는 PCR(유전자 증폭)검사 보다 항원검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진자가 최근 급증하면서 자가진단키트의 수급 부족으로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현장에서는 자가진단키트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7일 전국의 약국에서는 자가진단키트를 찾는 시민들로 붐볐다. 갖고 있는 재고는 벌써 동이 났고, 도매 주문도 쉽지 않다.

약사 이모씨(32)는 "오미크론이 2~3일전 확산되는 보도 이후 구매가 확실히 늘었다"며 "아직까지 재고 문제는 없지만, 확진자가 더 늘어나는 추세니 미리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2세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김모씨(34)는 "집에 아이가 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했다"며 "설 명절에 부모님 뵙기 전에도 한번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자가진단 후 결과에 따라 PCR 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구매해서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검사하고, 바로 PCR검사를 받기 위한 목적이다. 선별진료소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주고 무료로 검사를 할 수 있지만, 최근 확진자 발생도 급속도로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정부의 공급 중단 요청을 이유로 구매를 취소시키기도 했다. 과거 코로나19 유행 초기 마스크 대란이 떠오르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수요 대응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마스크 때 그랬던 것처럼 단기간 지역적으로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때와 달리 생산 물량이 너무 충분하고, 수출 물량도 충분하다. 수출 물량 조절을 통해서라도 수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자가진단키트 제조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Δ생산 확대 Δ국내 우선 공급 협조 Δ생산·출고량 정보 협조 Δ가격안정 협력 등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하루 최대 생산량이 약 750만개로 공급이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7일 백브리핑에서 "식약처에서 유통·생산 물량 관리에 들어갔다"며 "수요 대응은 충분하다고 보고, 식약처에서 유통 과정에서의 관리강화 방안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크게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자가진단키트는 검체 채취가 쉽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잇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는 의료인이 실시해도 50%미만, 자가검사 시에는 20% 미만의 민감도를 보인다고 봤다.

자가진단키트는 키트 내 면봉으로 비강(콧등 아래)을 수차례 훑어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 검사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장갑을 끼는 등 검사 과정의 오염을 방지해야 하고, 검사 직후 면봉을 키트 내 용액통에 담아야 한다. 이를 활용해 검사용 디바이스에 용액을 떨어뜨리고 15~30분 가량 기다리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학회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검체 채취를 할 경우 정확한 검체 채취가 쉽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도 신속항원검사 결과에 따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24시간 적용하지만, 자가검사는 선별진료소에서 실시한 결과만 해당하고 스스로 한 자가검사 결과로는 방역패스를 받을 수 없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본인이 증상이 있다면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는 것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가서 진찰을 받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것이 낫다"며 "사재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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