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병원들, 항체치료제 부족에 '컴퓨터 추첨' 투약자 선정

이부실드, 코로나19 감염위험 77%↓…리제네론·릴리는 공급중단

美 대형병원들 장기이식환자 등 위험단계 나눠 무작위 추첨

 

미국 일부 대형 병원에서 추첨을 통해 면역저하 환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투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환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아도 제대로 항체가 형성되지 않다보니 그 대안으로 항체치료제를 찾고 있으나 치료제 공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이같이 밝히며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공급을 통제하면서 항체치료제 투약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공급되던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약효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또한 이 두 치료제의 긴급 승인을 취소하며 향후 변이에 효과가 입증되면 재승인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투약하는 약물이다. 백신이 항원을 투약해 몸에서 면역 반응을 유도해 항체를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달리 미리 만들어진 항체를 투약한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받고도 면역 반응이 약해 항체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면역저하 환자들의 수요가 크다.

현재 미국에서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 중 아직 오미크론 변이에도 사용 가능한 약물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부실드(성분 틱사제비맙·실가비맙)'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및 비어바이오의 '제부디(성분 소트로비맙)'이다. 특히 이부실드의 경우 FDA로부터 코로나19 사전 노출에 대해 77%의 예방효과를 보이며 승인 받았다.

미국 정부도 이부실드 120만회분와 제부디 60만회를 추가 구매해 최근 출시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와 함께 코로나19 환자들 치료에 사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지난 24일 미국 보건부(HHS) 자료에 따르면 오는 1월 30일까지 공급될 이부실드는 지난 12월 출시 후 모두 12만5328회분이며 제부디는 지난해 10월 승인 이후 28만1560회분에 그치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 면역반응이 약해 백신 접종 후에도 충분한 면역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약 700만명이다. 

오는 1월까지 미국에 공급될 코로나19 경구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는 16만4930회분, '라게브리오(성분 몰누피라비르)' 공급량은 70만540회분이다.

NPR에 따르면 현재 보스턴 소재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이부실드 공급량은 전체 병원 내 면역억제 환자의 1% 수준이다. 병원 측은 의학적 필요성에 따라 환자들의 순위를 매긴 뒤 최상위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하고 있다.

미국 대형 종합병원인 메이요클리닉 또한 5단계로 구분한뒤 마지막에 무작위로 항체치료제 투약 환자를 정한다. 

레이먼드 라조나블 메이오클리닉 감염학 교수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투약이 컴퓨터가 무작위로 선정한다며 "기본적으로 운에 따른 것이다. 가장 취약한 수천명의 환자들이 투약 받는데 몇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장기이식 센터를 보유한 마이애미 소재 잭슨메모리얼병원에서는 이부실드 투약을 위해 몇 주를 기다려야 한다. 병원측 관계자는 면역저하 환자가 많은 암 또는 장기이식 환자가 있지만 1월 중순이 되서야 첫 용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모리스 잭슨메모리얼병원 외과 전문의는 "지역 내 가장 많은 장기이식 환자들이있지만 개인 병원들에 우선 공급됐다. 면역력이 가장 약한 환자들을 위주로 한정된 물량을 공급 중"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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