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 결론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한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미국 정보당국(DNI)이 결론냈다.  

로이터·AFP 통신과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6일(현지시간) DNI가 조사해온 '카슈끄지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DNI는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왕실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그를 침묵시키기 위한 폭력(살해 작전)을 광범위하게 지원했다고 봤다.

빈살만 왕세자가 2017년 이후 왕국의 안보와 정보작전을 절대적으로 통제해온 만큼 왕세자의 허가 없이 이런 성격의 작전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터키 이스탄불로 가 작전을 수행한 15명의 용의자들도 지목했다. 다만 이들이 사전에 작전으로 카슈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할 것이란 사실을 인지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실에서 차기 국왕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사우디는 이번 사건에 빈살만 왕세자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카슈끄지는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반체제 인사로,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고문 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됐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았던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조정할 움직임을 보여왔다.

트럼프 정부 당시 미국이 사우디의 적국인 이란과의 핵합의를 탈퇴하고, 카슈끄지 사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태도를 뒤집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대선 유세에서도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왕세자가 살인을 지시했다"며 "사우디인들에게 무기를 팔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방어' 무기로만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미 행정부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부는 올초 예멘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자 사우디와 5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를 중단하고 관련 방향을 재검토해왔다.

아울러 백악관은 이날 카슈끄지 보고서 공개 이후 사우디에 대한 행동 방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보다는 사우디 기업의 미국 투자 제한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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