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엔데믹 변화 중"…차이는?

엔데믹이 과연 뭘까…코로나의 미래는

 

높아진 백신 접종률과 치료제 개발로 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기대 속 영국 등 유럽 여러 국가들은 확진자가 치솟는 가운데서도 방역을 완화하며 조심스럽게 다시 '위드코로나'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 중이라는 관측도 있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예일공중보건대학원 앨버트 고 교수는 "어느 날 갑자기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확 바뀌는 게 아니다"라며 "점진적인 과정이고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엔데믹 전환은 점진적 과정…이미 진행 중"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감염 사태를 팬데믹으로 공식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감염증이 '코로나19(COVID-19)'라는 명칭을 얻은 지 한 달 만이며, 이미 전 세계 118개국에서 12만여 명 감염·4000여 명 사망이 이뤄진 시기였다. 

팬데믹은 WHO가 감염병 유행 상태에 부여하는 6단계 판단 기준 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 대유행 상태를 의미한다. 바로 직전인 5단계가 '사람 사이에 광범위한 확산'을 의미하는데, 이런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엔데믹은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의미한다. 말라라니아나 뎅기열처럼 사라지지 않고 계속 발병한다. 

이 외에, 전 세계는 아니고 특정지역에 한해 유행하지만 주기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일회성 감염으로 그치는 '에피데믹'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이전 형태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모두 에피데믹으로 분류됐다.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는 백신이나 치료약 등 질병과 싸울 다양한 대책 마련 여부가 꼽힌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제이콥 르미외 감염병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전염 수준과 면역력 수준 사이에 평형이 이뤄질 때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또는 (사스·메르스 같은) 바이러스성 에피데믹은 엔데믹으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감염으로 엄청나게 많은 인구가 면역력을 획득하고 백신 접종 노력이 계속된다면, 오미크론이 엔데믹 성격으로의 전환을 앞당길 거라고 말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으로 면역인구↑+백신·치료제, 전환 속도 높일 수 있어

문제는 언제쯤, 어떤 기준으로 '이제 엔데믹으로의 전환 과정이 완료됐다'고 말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예일공중보건대학원 고 교수는 "코로나19를 계속 팬데믹으로 부를지 아니면 엔데믹이라고 할지 결정짓는 데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면서 "전문가 100명한테 물어도 기준이 제각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결정지을 기준으로 Δ전염성 Δ독성(thresholds) Δ백신·자연 면역을 회피하는 신종 변이 출현 여부를 들었다. 

합병증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전개 양상을 예측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아직까지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감염 후 장기 후유증인 '롱코비드'(Long-Covid)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존스홉킨스대 스튜어트 레이 교수는 "엔데믹 상태 도달은 너무 어려서 백신을 맞거나 마스크를 쓰는 게 어려운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을 찾는 데 달려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엔데믹으로의 전환은 점진적 과정이기 때문에 계속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WP는 전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르미외 전문의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의 전환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자유의 날이 와서 모두가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예전처럼 돌아가는 그런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데믹'이 의미하는 가장 중요한 사실…'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백신도 없는 상태에서 1년, 신종 변이 출현 속 또 1년의 '팬데믹 2년'을 겪은 만큼 '엔데믹으로의 전환'은 한 줄기 희망처럼 들리지만, 전문가들은 엔데믹 상태를 그리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엔데믹이 '주기적으로 발병하는 풍토병'인 만큼,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머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예일공중보건대학원 고 교수는 "초기에 특히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가 사라질 수 있다는 말도 나왔지만, 바이러스가 근절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완전히 틀린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감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덜한데도, 우리는 독감 감염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코로나19가 결코 사라질 수 없음을 강조했다. 

미 국립감염병재단(NFID)의 윌리엄 샤프너 의료국장도 "코로나같이 전염력 높은 호흡기 바이러스를 영원히 제거하거나 근절할 방법은 없다"며 "우한에서 최초 발견했을 때부터도 애초에 그런 카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엔데믹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나라마다 전염 수준과 내성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 접근 방식은 상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대응으로 샤프너 국장은 Δ마스크 착용 같은 행동적 노력과 Δ백신 접종 같은 예방적 노력 Δ치료를 결합한 국가 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존스홉킨스대 레이 교수는 백신 개량과 치료제 공급을 우선순위로 권고했다. 그는 "이것들은 바이러스가 변하지 않더라도 엔데믹 상태를 덜 해롭게 만들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다소 급진적 위드 코로나, 즉 코로나 발병 이전으로의 완전한 복귀를 염두에 둔 방역 해제를 시작했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규제가 계속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샤프너 국장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거나 그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우리의 자유 중 일부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일상 복귀가 아닌, 어느 수준에서의 '뉴 노멀(New Normal·'정상'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르미외 전문의는 "우리는 변이가 언제 어떻게 일어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불확실성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런 이야기가 우리가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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