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서 처음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軍 "380㎞ 비행"

계룡대까지 거리 비슷… 알섬 목표로 영점사격한 듯

4분 간격으로 2발 연속 발사… 사흘 전보다 7분 단축

 

북한이 17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2발 발사했다. 올해들어 벌써 네 번째 무력시위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17일) 오전 8시50분과 54분쯤 북한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 추정 2발 발사체를 탐지했다"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80㎞, 정점고도는 약 42㎞로 탐지됐다. 최고속도는 마하5(음속의 5배·초속 1.7㎞) 내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탐지된 비행거리·고도 등만 봤을 땐 북한이 2019년 5월 처음 시험 발사한 '전술유도무기', 즉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 KN-2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다.

KN-23은 발사 후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처럼 포물선 궤적을 그리다가 특정고도 이하에선 '풀업기동'(하강 중 재상승)을 하기 때문에 지대공미사일로 요격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게 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이달 14일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실시한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훈련 때도 KN-23으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사흘 전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30㎞, 고도는 약 36㎞였고,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에 명중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미사일 발사에서도 '알섬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동해상의 표적을 선정해 (미사일의) 연속 발사능력과 정확도를 향상하기 위한 시험발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의 14일 미사일 발사 땐 2발을 연달아 쏘는 데 11분이 걸렸지만, 이번엔 4분으로 크게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지난 14일 평안북도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이 연이은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일종의 '영점 사격'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나 우리 군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등 국내 주요 군사시설까지와 거리가 비슷한 곳을 발사장소로 삼았단 이유에서다

북한이 14일 미사일 발사 장소였던 의주 일대로부터 남쪽으로 430㎞ 거리 이내엔 '캠프 험프리스'(약 410㎞)가, 그리고 이날 미사일을 쏜 순안비행장에서 남쪽 380㎞ 내엔 계룡대(약 350㎞)가 있다.

게다가 북한이 순안비행장 일대를 미사일 발사장소로 택한 건 2017년 8월과 9월 등 2차례에 걸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발사를 했을 때밖에 없다. 대북 관측통은 "순안비행장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4년 전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2형'을 쐈을 땐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참관했으나, 이번엔 김 총비서 등의 참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엔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을 1발씩 시험발사했으며, 특히 11일 발사 땐 김 총비서가 현장을 직접 다녀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미사일 발사에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했는지, 아니면 14일과 같은 열차형 TEL를 이용했는지에 대해선 "분석 중"이라고만 말했다. 

다만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대비했다"며 "현재도 한미가 긴밀한 공조 아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단거리탄도미사일도 탐지·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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