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입원율, 美와 유럽 패턴 달랐다…한국은?

코로나19 새 변이주 오미크론은 델타 등 이전 변이와 달리 증상이 경미하고 입원율이 낮다는 보고가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다.

먼저 유행을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럽 국가의 사례 때문인데, 뒤이어 유행 중인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이와 부합하지 않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내달 중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감염세가 정점에 달할 전망인 만큼, 양측의 사례를 참고한 종합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美·캐나다 입원환자 수, 역대 최대치 기록

미국의 오미크론 유행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11일 미 보건부가 집계한 코로나 관련 입원환자 수는 14만5982명으로, 종전 최대 기록(2021년 1월 14일 주간 평균 12만7920명, 이하 아워월드인데이터)을 넘어섰다.  

같은 날(11일) 주간 평균 캐나다의 코로나 입원환자도 6243명으로, 역시 종전 최대 기록(2021년 1월 17일 주간 평균 4769명)을 돌파했다.

의료진의 체감도 남다르다. 미국에서 1인당 인원율이 가장 높은 워싱턴D.C의 조지 워싱턴대병원 의료책임자 후안 레예스 박사는 BBC 인터뷰에서 "이번 유행은 이전보다 훨씬 더 도전적"이라고 말했다.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메디컬센터 의료책임자 르위스 루빈슨 박사는 "덜 위중해도 현재 입원 증가 정도는 종전 최대치인 지난 겨울의 약 2배"라고 했다.

◇남아공·유럽과는 다른 패턴

각국의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를 보면, 2022년 1월 오미크론 유행 속 이탈리아와 영국, 프랑스는 2021년 1월에 비해 입원환자 수가 적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입원환자 수가 많다. 영국 BBC 온라인 보도화면 갈무리. © News1 최서윤 기자

오미크론 유행으로 입원환자 수 정점을 다시 쓴 북미 국가의 추세는 먼저 유행을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유럽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최근 입원환자 수(지난 12일 기준 주간 평균 1만9189명)는 종전 최대 기록(2021년 1월 22일 주간 평균 3만8434명)에 훨씬 못 미쳤다. 팬데믹 초기 최대치(2020년 4월 15일 주간 평균 2만1112명)보다도 낮았다.

남아공에서는 오미크론발 4차 유행 기간 입원환자가 델타발 3차 유행 때보다 73% 낮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프랑스, 덴마크, 터키,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 다수 국가에서는 확진자가 치솟고 있음에도, 이전 변이 유행 때만큼 입원환자가 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오히려 방역을 완화하는 추세마저 나타나고 있다.

◇인구조건 차이·남은 델타 영향 작용한 듯

B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같은 지역별 오미크론 감염 양상 차이를 설명할 몇 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데이비드 라슨 뉴욕 시러큐스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 남아공 인구 특성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인구는 남아공보다 나이가 많고, 유럽과는 나이구조는 비슷할지라도 덜 건강하다. 고혈압과 비만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계절도 중요한 요인이다. 라슨 교수는 "(남반구인) 남아공에 오미크론이 확산한 건 여름이었고, 미국은 지금 겨울이다"라고 했다. 미국은 매년 겨울 지독한 독감 유행을 겪는다.

백신 접종률도 다르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63%로, 영국(71%), 이탈리아(75), 프랑스(75)보다 훨씬 낮다. 캐나다는 79%로 유럽보다 훨씬 높다. 남아공은 27%로 훨씬 낮지만, 이전 감염률이 높아 자연 면역력은 높을 가능성이 크다.

델타 변이가 아직 유행 중인 점도 중요한 차이점이 될 수 있다. 모니카 간디 샌프란시스코대 교수는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아직 델타 환자가 미국내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코로나 사망 증가는 델타 변이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국과 남아공은 이제 확진 건수에서는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만여 명을 훌쩍 넘던 남아공의 확진자 수는 5000명대로 떨어졌고, 20만 명에 육박하던 영국의 확진자 수는 10만 명대로 내려왔다.


영국을 비롯해 많은 유럽 국가에선 입원율이 비교적 낮았던 만큼 확진 건수가 줄자 안도와 낙관도 나오는 반면, 입원도 함께 증가 중인 미국과 캐나다는 좀 더 긴장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빈 몬트리얼 맥길대 교수는 "변곡점을 보고 싶지만, 지금 보이는 건 언덕뿐"이라며 앞으로 확진 내지 입원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간디 샌프라시스코대 교수는 미국의 입원환자 수가 내달이나 3월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겨울이 더 비참해질 수 있다. 다음달엔 학교와 병원이 정말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센 시러큐스대 교수는 "코로나19를 빨리 넘어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변화에 대해 더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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