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난 미국, 코로나 걸린 의료인도 마스크 쓰고 근무
- 22-01-11
오미크론 확산에 의료인력 부족하자 근무지침 변경
일부 병원에선 근무자 부족으로 병상운영 줄이기도
미국 애리조나주 소재 한 의료기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어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의료진은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 지침을 개정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에 걸린 의료진이 늘어나면서 의료 공백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
◇코로나 양성 의료진, 무증상이거나 경미하면 마스크 쓰고 근무
미국 AP 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병원조직 디그니티헬스(Dignity Health)가 경미한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인 병원 직원들에 대해 N95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병원과 시설에서 환자를 계속 돌볼 수 있도록 정책을 업데이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지에서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의료진도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디그니티헬스 측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밝히며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으로 호전세를 보이는 코로나19 양성 의료진은 격리 기간 없이 최대 10일간 N95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애리조나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주와 로드아일랜드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 보건부도 콜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의료 종사자가 가벼운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이고 병원이 인력 위기에 직면한 경우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근무 지침을 개정했다.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부 또한 지난 8일 무증상 코로나19 양성 의료 종사자가 즉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신접종 의무화 어겨 해고된 병원인력도 다수
백신 접종 의무화로 인한 직원 해고도 의료인 부족을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보수 성향 언론인 미국 폭스 뉴스는 이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미국 전역에서 수천명의 의료진이 해고돼 병원들이 직원을 충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덕 듀시 주지사는 미국 연방정부 지침과 다르게 코로나19 백신 의무화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도 의료기관은 제외했다.
디그니티헬스 또한 지난 8월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의무접종을 받도록 지시했다. 미국 대형 병원그룹인 메이요클리닉 또한 최근 애리조나 피닉스 소재 병원에서 직원 약 700명을 해고했다. 미국 병원조직 애드보케이트오로라헬스는 직원 7만5000명 중 약 1%가 해고됐다.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미국 내 병원인력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9일 CNN은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면서 국가 의료체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미 전역의 병원 24%가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美 병원들, 인력 부족으로 병상 줄이고 퇴원 앞당겨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병원들이 의료인력 부족으로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입원한 환자들을 안전하게 돌보고 치료할 직원이 충분하지 않고 직업의 특성상 대체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스턴 소재 대형 병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지난 7일 기준 83개의 병상을 비워둔 상황이다. 오하이오대학교 병원 시스템은 최근 중환자실 병상 16%를 폐쇄했으며 택사스주댈러스의 파크랜드헬스&병원시스템은 900개 병상 중 30개를 폐쇄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지난 2021년 12월 26일부터 1월4일까지 열흘간 직원 8만2000명 중 2000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조셉 장 파크랜드 병원시스템 최고의료책임자는 병원이 수용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잔인한 상황"이라며 "직원 1만4000명 중 500명이 하루에 병가를 냈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들은 절충안을 찾고있다. 가능한 환자들을 빨리 퇴원시켜 병상을 확보하고 직원들에게 초과근무를 요청하거나 임시 간호사 고용 및 방위군이나 자원봉사자 및 구호인력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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