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경찰, 시위 해산위해 가짜 내용 무전교신 들통났다
- 22-01-07
작년 캐피털 힐 사태 때 “프라우드 보이즈 몰려온다”며 겁줘
시애틀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가짜 내용을 무전 교시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시애틀 동부경찰서 경찰관들은 지난 2020년 여름 캐피털 힐에서 과격 인권시위가 벌어졌을 다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극우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 단원들이 이들과 맞서기 위해 시위장으로 오고 있다는 가짜 무선통신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시애틀경찰국 내사과(OPA)는 당시 “다운타운 시청 근처에 집결한 프라우드 보이즈가 캐피털 힐 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일부는 총을 휴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관들의 교신내용이 부적절하고 부정직한 계략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프라우드 보이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광적으로 지지하는 극우 폭력단체이며 이들 중 사우스 킹 카운티 출신 한명을 포함한 여러 명이 작년 1월6일 워싱턴DC의 연방 의사당 난입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상태이다. 트럼프는 시애틀 시정부가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캐피털 힐 사태가 전국적 관심사로 대두되자 “시애틀을 접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었다.
앤드류 마이여버그 OPA 국장은 문제의 꼼수 무전교신이 작년 6월8일 밤 폭도에 포위된 동부경찰서에서 모든 경관이 철수한 뒤 시작됐다며 이들은 일반인들이 경찰의 무선교신을 청취한다는 점을 역이용했다고 꼬집었다. 경찰이 철수하자 시위대는 캐피털 힐의 6 블록을 ‘CHOP’(캐피털 힐 조직시위 구역)으로 설정하고 1주일간 무정부상태에서 밤낮없이 시위를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시위대 내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 2명이 사망했다.
마이여버그 국장은 실제로 경찰의 꼼수 무선교신이 전파된 후 이를 청취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프라우드 보이즈가 캐피털 힐로 간다”는 경고문을 올렸고 이를 본 일부 시위자들은 스스로 무장하거나 방어벽을 설치했다며 꼼수 교신이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꼼수 무선의 책임자로 브라이언 그레논 당시 동부경찰서장과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운영센터 직원 등 2명을 꼽았다. 지난해 경찰국 부국장으로 승진했다가 퇴직한 그레논은 당시 동부경찰서가 시위대의 위세에 압도된 상황에서 이들을 다른 곳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가짜 무전교신에 착안했다며 칼멘 베스트 당시 경찰국장이나 톰 마하페이 순찰팀장 등 상사들의 허락을 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선 경찰관들이 교신에서 프라우드 보이즈를 들먹인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덧붙였다.
마이여버그는 경찰이 형사범을 암행 수사하거나 개인의 생명과 사회의 치안을 위협하는 중대한 상황인 경우 꼼수를 이용할 수 있지만 어떤 경우도 ‘근본적 공정성’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관련 주법이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꼼수 무선교신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이여버그는 조사가 지난해 8월 종료됐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발표가 늦어졌다며 현재 조사결과 보고서를 아드리언 디아즈 국장 서리 등 경찰국 지휘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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