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등교 안한 학생들…"수면시간 길어져 삶의질 개선 효과"

하루 수면시간 약 75분 늘어나…알코올·카페인 소비도 줄어

취리히대학 연구팀 "코로나19 이후에도 늦게 등교하면 이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들이 비대면 원격수업 전환으로 소아청소년들의 집중력 저하나 우울증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면시간 증가 등 삶의 질이 개선된 부분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향후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도 학생들의 수면시간 증가를 위해 수업시간을 늦추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대학교(UZH)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으로 학교가 문을 닫았던 기간 동안 많은 소아청소년들의 건강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이 개선됐다며 지난 5일(현지시간) 해당 연구 결과를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자마네트워크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의 건강 개선이 아침에 더 오래 잔 덕분이라며 대면 수업을 시행한 뒤에도 학교 수업이 아침 늦게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스위스 현지에서 학교가 폐쇄됐던 2020년 3월 13일부터 6월 6일까지 많은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겪은 청소년들이 증가하며 삶의 질과 만족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기간 중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TV나 모니터, 스마트폰 등 스크린(화면)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학교 폐쇄 조치가 건강과 삶의 질에 부정적인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학교에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학생들은 봉쇄 기간에 하루 약 75분 정도 더 잠을 잤다. 또 알코올과 카페인 소비가 감소하는 등 건강 관련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당 기간 스위스 취리히주 지역 고등학생 3664명을 대상으로 수면 습관과 삶의 질에 대해 조사했다. 이후 지난 2017년 같은 학교 고등학생 530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조사 결과와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학교가 문을 닫았던 3개월간 학생들을 평소에 비해 평균 약 90분 정도 늦게 일어났으며 평균 15분가량 늦게 잠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에는 두 학생 집단간 수면시간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학교가 일부 문을 닫았던 기간 동안 학생들은 스스로 건강 관련 삶의 질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알코올과 카페인 소비량이 코로나19 유행 전에 조사했을 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동안 학교 폐쇄 조치가 많은 청소년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악화시켰다는 보고가 많았지만 뜻밖의 장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뒤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이 건강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이유는 수면 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은 피로, 불안 및 다른 신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집중력, 기억력 및 주의력 등의 인지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학교에 일찍 등교함으로 많은 청소년들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 여러 주에서도 이 같은 주제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응답자들 중 여학생이 많아 답변이 다소 편향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스카 제니 취리히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과 교수는 "아이들이 더 많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늦게 등교하는 것은 분명히 이점이 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상 부정적인 영향이 없었다면 삶의 질에 휠씬 더 긍정적인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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