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떨어져 지낸 지 3년"…'코로나 이산가족' 해외 유학생들 눈물
- 22-01-03
"연말연시는 가족이랑 보낼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혼자 지내요."
‘위드코로나’로 오랜만에 연말연시를 가족들과 보내려던 유학생들이 계획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방역당국이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10일간의 격리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10일간 격리는 해외 유학생이 국내에 입국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반대로 홀로 한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 해외에 사는 가족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도 부담이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가족과 장기간 떨어져 지내는 유학생들은 고립감과 허탈감을 호소했다.
동생과 함께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임모씨(26)는 카톡을 통해 "유학생들은 방학 때 짧게 한국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10일이라는 격리기간이 꽤 길어서 한국 방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임씨는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잠시 한국에 들어가 가족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상황이 계속 안 좋아서 아주 아쉽다"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 해외에 있는 가족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한국의 격리조치에 방문하려는 국가의 방역조치가 이중으로 더해진다. 이 때문에 유학생들이 해외에 있는 가족의 얼굴을 보기가 더욱더 힘들어진다.
가족이 필리핀에 산다는 김모씨(26)는 "필리핀은 해외 입국자의 14일 자가격리 지침이 있어서 한번 갔다 오려면 최소 1달이 걸린다"라며 "겨울방학 기간이라 일하고 있는데 집에 가려면 자가격리 때문에 일을 포기해야 해서 부담된다"라고 말했다.
3년간 필리핀에 방문하지 못했다는 김씨는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버텼는데 상황이 계속 나빠지면서 실망감만 커지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베트남에서 온 한국인 유학생 남모씨(25)는 "베트남에 입국하면 2~4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비용도 본인이 전부 부담해야 한다"라며 "현지 상황도 한국보다 안 좋아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라고 아쉬워했다.
남씨 역시 2년 동안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그는 "저와 비슷한 처지의 지인들은 다들 '너무 힘들다'라며 허탈해한다"라고 토로했다.
방역당국의 격리 지침과는 별개로 안전을 이유로 가족 방문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
가족이 스페인에 산다는 고모씨(26)는 "백신 접종자는 스페인에서 자가격리를 안 해도 되지만 코로나 시국에 해외로 가는 것 자체가 불안해 한국에 남기로 했다"라며 "상황이 괜찮아지기 전까지는 가족을 보러 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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