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시조-송명희] 눈썰미 없는 망년달

송명희 시조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눈썰미 없는 망년달


우리 할메 머리는 하얀 국화꽃 

질기고 여문 손끝

찢어진 골무 사이로

동지섣달 검붉게 눈물 얹히네 


우리 할메 잠시 한눈판 사이

꽉 찬 한 해가 몰래 해산을 하네

살갗이 일 년만큼 또 쪼그라들었네


뼈 마른 할매가 허공에 몸을 던져

투명한 기다림을 샐 수 없이 만드네

그늘에서 몸 달았던 실속 없는 말들

새순되어 살을 풀고 흐트러지네


아!  눈설미 없는 울 할메, 망년달하고

잔설이 나뭇가지 꺾고 떨어지는 임인년(壬寅年)에

해풍 맞아 쌉싸름한 서산 냉이나 캐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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