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홍미영] 새해에는

홍미영(서북미문인협회 회장)

 

새해에는


새해가 왔다

지난 해를 파수 서던 소원과 후회는

제야의 종소리에 실려 돌아오지 않는 길을 떠났다

숨막히는 질고와 회환도

하늘과 땅을 흔드는 거센 울림도

희망 앞에 다시금 몸을 낮춘다


새해에는 

알파와 오메가 사이

델타와 오미크론의 혼돈이 물러가고

청색과 홍색이 서로의 팔뚝을 부여잡고

한 바탕의 태극이 되는 화해의 춤을 염원해 본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가 되는 순간을 꿈꾸어 본다


앞으로의 날에도 험한 여정은 

아마도 끝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다만, 희망만이 

우리를 걸어가게 할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것들이

그것들을 맞이하고 보내는 일들의 되풀이라 해도

약속하며 기다리는 일

발자국들에 금세 지워지는 눈을 맞아보는 일

여린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일

봄을 다시 기다리는 일을 

우리는 처음처럼 다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들을 

수없이 다시 사랑하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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