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00원선 돌파하나…한국경제 손익 계산서는?

내년 환율 '상고하저' 전망…수출실적↑, 물가·소비엔 부정적

재정 지출 확대 속 환율 상승, 물가 부추겨 소비 제약 가능성

 

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원화 환율이 꾸준히 상승(원화가치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는 달러당 1200원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출에는 호재지만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국내 소비에는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2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2원 오른 1186.8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연초 1080원대였고 상반기까지만 해도 1100원 초반대를 유지했지만 6개월 새 약 80원 오르면서 1200원선을 육박하고 있다.

최근 공급망 붕괴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수입물가를 낮추기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높게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 정상화(긴축)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것도 달러 강세 원인으로 꼽힌다.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다수는 내년 원화 환율이 상반기에 높게 유지되다가 하반기에 낮아지는 '상고하저'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이 내년 3월로 예정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후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어 달러 강세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은 결국 국가 간 경제 퍼포먼스의 차이인데,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환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좋은데 급격한 상승이나 하락은 불안정성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극단적으로는 외환 위기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환율 상승은 일견 긍정적 요소로 볼 수도 있다.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오르는 데다 수출대금의 원화 환산시 매출 증대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 목표로 3.1%를 제시했는데, 현 상황에서는 내년에도 수출이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국내 소비에는 좋지 않은 신호일 수밖에 없다. 특히 석유 전량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환율 상승에 따른 유가 상승, 물가 상승의 연쇄 작용이 우려된다. 정부는 내년 '내수의 완전한 회복'을 목표로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갈 방침인데, 환율 상승이 적지 않은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정 지출 증가 속에 환율 상승이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겨 소비를 제약할 수 있어서다. 

박영범 교수는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이 커지는 것은 국가 전체 경제로 봤을 때 부정적"이라며 "수출의 힘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장의 질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종 교수도 "수출 기업 입장에서도 대부분 원료를 수입해 가공해서 수출하는 형태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특히 환율 상승으로 유가가 오르게 되면 정유·항공업계의 타격은 커진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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