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은 전 세계의 축복"…투투 대주교 서거에 전세계서 추모 물결

남아공 인종차별 정책에 항거하며 1984년 노벨 평화상 받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 정책과 제도인 '아파르트헤이트'에 항거하고 인권을 보호한 데스몬드 투투 성공회 명예 대주교가 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전 세계 주요 지도자 및 인권 단체들은 투투 대주교를 향한 존경의 뜻을 밝히는 등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투투 대주교는 영적 지도자이자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이자 세계적인 인권 운동가"라며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었다는 성경적 통찰을 지닌 실용주의 지도자였다"고 밝혔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투투 대주교의 서거는 우리에게 해방된 남아공을 물려준 뛰어난 남아공 세대와 작별하는 또다른 장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투투 대주교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항하고 새로운 남아공을 만들기 위한 투쟁에서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그의 정신적인 리더십과 억누를 수 없는 좋은 유머를 가진 것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 원로모임인 '디 엘더스'의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총리는 "우리는 모두는 투투 대주교를 잃은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는 제가 '희망의 죄수'(prisoner of hope)가 될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디 엘더스는 성명을 통해 "친애하는 친구를 잃었다"며 "그의 전염성 있는 웃음과 짓궂은 유머 감각은 모두를 즐겁게 하고 매혹시켰다"고 했다. 

이어 "세상은 영감(inspiration)을 잃었지만 그의 업적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며 평화와 사랑, 모든 인간의 근본적인 평등에 대한 헌신은 미래 세대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투투 대주교는 해방 투쟁에서 비폭력적인 접근법을 받아들인 아프리카 지도자 세대에 영감을 주었다"고 애도했다. 

넬슨 만델라 재단은 투투 대주교를 잃은 것은 "헤아릴 수 없다"며 "그는 생명보다 컸으며, 남아공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삶은 축복이었다"고 밝혔다. 

투투 대주교는 1954년 교편을 잡았지만 이듬해 인종차별적인 교육법을 실시하려는 남아공 백인 정부에 교육 정책에 반대하며 사직했다. 투투 대주교는 이후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1958년 세인트 피터스 신학대에 입학해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된 투투 대주교는 1962년 영국 런던으로 떠난 후 1966년 런던의 킹스 칼리지에서 신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투투 대주교는 1975년 남아공으로 돌아와 세인트메리 대성당의 주교가 됐다.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에 본격적으로 대항하기 시작했다. 남아공 백인 정부는 투투 대주교의 여권을 발급하지 않는 등 억압했다. 

투투 대주교의 활동은 1984년 노벨평화상 수상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노벨위원회는 투투 대주교에게 "인간의 존엄과 우애,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남아프리카의 모든 개인과 단체에 보내는 세계의 격려"라고 밝혔다.

투투 대주교는 1996년 은퇴 후 전립선암 등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갔지만 남아공을 넘어 세계의 약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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