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성탄은 사랑입니다!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성탄은 사랑입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중요한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 우화적인 이야기를 담아 놓은 책이 있습니다. 이 책 속에는 하나님께서 우주를 창조하시기 직전에 먼저 천사들을 창조하시고 그 천사들과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첫번째 천사인 ‘의의 천사’라는 이름을 가진 천사를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을 창조하고 그 세상에서 가장 으뜸 되는 피조물로 인간을 창조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의의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하나님, 인간을 창조하지 마십시오. 그 인간들은 온갖 불의로 이 세상을 더럽힐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두 번째 천사인 '거룩의 천사’라는 이름의 천사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거룩의 천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나님, 인간을 창조하셔서는 안됩니다. 그 인간들은 이 세상을 더러움으로 가득 채워 놓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 번째 천사인 ‘빛의 천사’를 불러 또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빛의 천사는 “하나님, 절대로 인간을 창조하셔서는 안됩니다. 인간들은 이 세상을 어두움으로 만들고야 말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네번째 천사인 ‘긍휼의 천사’를 불러서 또다시 질문을 했습니다. “내가 인간을 창조하려고 하는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긍휼의 천사는 다른 천사와는 전혀 다르게 대답했습니다. “하나님, 인간을 창조하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면 이 세상은 불의하고 더러워지고 어두움에 잠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 불의와 더러움과 어두움 속에 있는 인간들에게 저는 기어이 그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새로워지고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사람들이 되도록 그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과 긍휼로 돌보시며 아직도 우리들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도저히 상대하고 싶지 않은 그 사람까지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를 향해 다가오시고 기다리시고 기회를 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이처럼 타락한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의 배경입니다. 이 같은 하나님의 사랑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던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의 효과를 기록해 두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의 행한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좇아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딛3:5) 라고 말입니다. 죄 많은 우리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덧입고 천국에 갈 수 있는 구원을 얻은 것은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날 동안 복을 누리고 잘 사는 것 또한 결코 우리들의 잘난 공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들을 불쌍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에게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이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이 같은 사랑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 같은 사랑이 없는 사람은 울리는 꽹과리처럼 세상을 속절없이 시끄럽게만 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을 아는 자만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이 메말라 제부모도 모르고 스승도 모르는 이 서글픈 세상에 또 다시 성탄절이 다가왔습니다. 허황된 세상의 풍조에 떠밀려 육신만 기쁘게 하는 Holiday가 되지 않도록 메마른 가슴에 사랑비가 내리도록 변화를 덧입어야 하겠습니다. 

소외된 이웃들과 병든 사람들, 고국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신분의 서러움을 안으로만 삭이고 있는 안타까운 사람들에게 오른 손이 하는 것 왼손도 모르게 포근한 사랑의 손을 내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꿈에라도 보일세라 징그러워하고 싫어하던 사람들에게 깜짝 선물이라도 보내보는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 보는 것도 뜻 깊은 성탄절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시베리아처럼 차갑던 가슴도 따뜻한 사랑 앞에서는 여름 눈과 같이 녹아내리기 마련입니다. 말로만 하는 사랑 말고 깊은 가슴으로 하는 참된 사랑으로 코로나에 지친 이웃들에게 성탄의 진정한 선물을 보내보는 긍휼의 천사들이 되어보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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