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너무 많아 버티기 힘들다"…간호사들 '심리적 고통' 임계점
- 21-12-15
"환자들 임종을 지키는 건 의료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이렇게 사망자가 많이 나오면 버티기 힘들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7000명대를 기록하고 누적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서울의 한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근무하는 A씨는 한숨을 쉬었다. A씨는 "고연차인 저도 요즘은 '이렇게 계속 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면서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간호사 등 의료진이 극한의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위중증 환자가 역대 최다치인 800명대로 치솟으면서 한숨이 깊어지는 의료진을 위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코로나19 대응 속 심리적으로 고통받는 의료진
의료진은 코로나19 대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오는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방호복은 물론 고글에 마스크까지 쓰는데 고글에 습기가 너무 차서 앞이 하나도 안 보이거나 숨이 차기도 한다"라며 "그런 상태에서 환자를 최대한 돌봐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어 순간적으로 패닉에 빠지는 동료들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보고 시신 수습까지 맡으면서 '대리 외상'을 겪는 의료진도 늘어나고 있다. 안수경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는 "영상통화로 임종을 지키고 싶다는 보호자 요청에 옆에서 환자의 사망부터 가족의 울음까지 모두 지켜본다"라며 "시신을 소독하고 밀봉하는 것까지 간호사가 맡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호소하는 간호사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최근 위중증 환자가 급증해 사망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의료진의 심리적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는 "얼마 전만 해도 건강하셨던 분들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환자들을 최근 많이 봤다"라며 "감정적으로 회복하지 못한 채 환자들이 사망하는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게 되니까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주 업무가 아닌 일에 시달려 부담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나온다. A씨는 "코로나 병동에는 보호자들이 못 들어오는 게 원칙이지만 이걸 이해하지 못해 다짜고짜 따지는 보호자들도 있다"라며 "환자들 볼 시간도 부족한데 감정노동까지 하게 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라고 하소연했다.
◇ "심리지원보다는 인력 수급이 근본적인 해결책"
실제로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코로나19 의료진 등 재난대응 인력 1437명을 대상으로 마음건강검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 이상인 52.3%가 우울증상을 보였다. 또 25.4%가 ‘고도’ 수준의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에 대한 지원 대책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놓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심리상담보다는 애초에 의료인력을 늘려 업무 부담을 분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도 수간호사에게 면담을 신청하거나 퇴사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라며 "그렇게 힘든 상황 자체가 안 일어나도록 처음부터 간호 인력을 늘리는 게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안 간호사는 "작년에도 심리상담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해서 지원금을 받았지만 애초에 일이 너무 많아 상담받을 시간도 없다"라며 "간호사들이 주력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인력을 늘려 심리적 부담을 낮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간호사 1명당 환자수 법제화와 간호활동 보호 등 내용을 담은 '간호인력인권법'이 10만명의 국민동의청원을 받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의료진의 심리적 고통은 지나친 업무량의 결과다"라며 "교대할 인원이 없이 쉼 없이 일해 번아웃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권 교수는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의료진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의료진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현장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KWA대한부인회, 여름방학 청소년 아카데미 개설한다
- 시애틀한인회 22일 유급병가세미나 참석자에게 농구표준다
- 짓긏은 날씨속 제 74주년 6ㆍ25기념식 치러졌다(+영상,화보)
- 페더럴웨이 한인회 “어르신 여러분, 100세까지 건강하시길”
- 레드몬드 한식당‘본 설렁탕’슬러시 냉면, 삼계탕 개시
- 린우드 베다니교회 ‘여름성경학교’운영
- [시애틀 수필-염미숙] 메모리얼 벤치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양심과 구원(1)
- 서은지총영사, 코리아나이트 시구 외교부 유튜브채널로 제작돼(+영상)
- 시애틀한인회,유급병가 세미나 개최한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15일 합동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5일 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5일 토요산행
- 삼성 이재용, 시애틀서 아마존 CEO만나
- “한인상공인 여러분,그랜트나 대출기회 넘쳐요”
- “22일 베냐로야홀서 무료 공연 즐기세요”
- “전주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신청하세요”
- 한인학부모회 미술대회서 리아 최,엠마 양 ‘대상’
- 서북미문인협회 20회 뿌리문학신인작가상 공모한다
- 창발 한인들 참여하는 자선기금마련 테니스대회 개최한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호주와 뉴질랜드여행 어때요?”
시애틀 뉴스
- 코스트코 주가, 조용히 올라 신고가 찍었다
- "보잉, 당국 눈피하려 '부적합' 737맥스 부품 숨겼다"
- "왜 이리 비싸" 커피 던진 남성…시애틀여사장, 망치 꺼내 차유리 '쾅'[영상]
- 시애틀 이번 주 80도 돌파하며 더위온다
- 미국 시민권자 불체 배우자도 합법체류 허용한다
- 안전사고 수차례 낸 보잉, 미 의회서 CEO가 사과한다
- 사고뭉치 보잉, 새로운 CEO찾기도 어렵다
- 차량공유기사가 술취한 여성승객 성폭행했다 총맞아
- 시애틀은 은퇴 없이 일해야 하는 도시인가?
- 오리건서 놀이기구 고장나 이용자 30분간 공중에 '거꾸로'
- 빌 게이츠 "차세대 원전에 1.4조 투자…향후 추가 투입"
- 미 패스트푸드 업계, 고물가 속 "5달러" 메뉴로 가격인하 경쟁
- 시애틀 날씨 하루새 비, 바람, 우박, 햇빛까지(영상)
뉴스포커스
- 선 넘은 러시아에 우크라 무기 지원 재검토로 '맞불'…한러관계 급속 냉각
- 尹 "중앙-지방정부, 법인·소득세 반반 가르고 권한도 많이 줘야"
- 경주, 내년 APEC 개최지로 사실상 확정…"문화·관광자원 우수"
- '대왕고래' 세계 최대 엑슨모빌이 추가 검증…'동해 유전' 의혹 털어낼까
- '위자료 가집행' 카드 손에 쥔 노소영…최태원-김희영 어느 쪽에 쓸까
- 의협, 임현택 빠진 '특위' 출범…정부와 대화 숨통 트이나
- '해병대원 특검법' 野단독 법사위 소위 통과…21일 입법청문회
- "자영업자 죽으라는 소리"…최저임금 업종구분 폐지 추진에 소상공인 규탄
- 나스닥상장 나선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현금보너스 415억원 받는다
- '성 상납 발언' 피소된 김준혁, 이대 상대 법적 대응 나선다
- "어디 숟가락 얹느냐"…박세리 부친 논란에 '손흥민 父' 재조명
- 한동훈,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 유력…여의도 사무실 임대
- 尹 "인구 국가비상사태…'자녀=부채' 아니다"
- "한동훈 당대표 막자" 교집합에서 만나는 나경원과 친윤
- KBO 역대급 흥행에…세븐일레븐 야구 카드 '품절 대란'
- '금융 외길인생' 은행의 대변신…여권부터, 여행예약까지 '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