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경 UW 한국학 사서 3번째 책냈다
- 21-12-15
UW 소장 1900~1945년 국권상실기 한국 희귀본 44권 소개
<워싱턴대학의 한국 책들>이란 제목으로 한국에서 발간해
일제 금서, 독립운동가 저서 등 꼼꼼하게 소개, 한국서도 보도
출판전문가인 벨뷰의 이현주씨가 편집 도와
이효경 워싱턴대학(UW) 한국학 사서(아래 사진)가 3번째 책을 펴냈다.
한국에서 최근 펴낸 <워싱턴대학의 한국 책들>이 주인공이다. ‘동아시아도서관의 보물:1900~1945’란 부제목을 달고 한국 출판사 ‘유유’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이 책은 이 사서,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UW 한국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책 이야기를 담았다.
정확하게는 한국이 일본에게 국권을 상실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1900년에서 1945년까지 발간된 책 가운데 희귀본 44권을 소개했다. 해외에 있는 한국 책에 대한 소개의 책이 나오면서 한국 언론에서도 책을 소개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출판전문가인 벨뷰의 이현주씨가 이번 책의 편집을 맡아 도와줬다. 이씨는 한국 출판사에서 전문적으로 책 만드는 일을 하다 현재는 시애틀로 이민을 왔으며 <읽는 삶, 만드는 삶>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효경 사서가 워싱턴주 한인사회의 자산이기도 한 UW 한국학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책 가운데 아주 일부를 담은 이번 책에는 선교사 제임스 게일이 1901년에 펴낸 한자 학습서인 <유몽천자>(牖蒙千字) 초판본 1~3권도 들어있다. 3권 가운데 제2권은 세계 최초 공개로 파악돼 화제를 모았다.
또한 책에 담은 책 44권은 발행연대 순으로 배열됐다. 책의 만듦새와 내용으로 국권상실기 시대상을 꿸 수 있도록 했다.
일본 입김에 발매금지 당한 초등교과서 <초등소학>(1906), 한ㆍ중ㆍ미ㆍ일 4개 국어로 지석영이 재편집한 정약용의 <아학편>(兒學篇ㆍ1908), 박태원의 청계천 일대 빈민가 르포 <천변풍경>(1938), 여성들의 참혹한 삶을 그린 <여류단편걸작집>(1940) 등이 포함됐다.
조선인 노동자를 인솔해 하와이에 정착한 독립운동가 현순 목사가 쓴 하와이 안내서 <포와유람기>(布哇遊覽記, 1909)도 있다. 현순 목사는 해외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미군정이 추방하고 평양에서 사형당한 앨리스 현의 아버지이다.
항일 무장독립운동가 박용만이 쓰고 호놀룰루 국민보사에서 찍은 <아미리가혁명>(亞美里加革命, 1915), 조선인 의사가 돈을 대어 펴낸 박은식의 하와이판 <한국통사>(1917), 흥사단 미주본부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등사판 손글씨로 출간한 <흥사단>(興士團, 1939)도 책에 담았다.
<A Standard Colloquial Korean Text Book for University Students〉(1944)란 책도 소개했다. 지은이 선우학원씨는 1940년대 UW에서 한국으로 파병될 미군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교직원 노조 책임자였으며 미 서부 한국계 공산당 조직을 이끌었다. 매카시 선풍에 휩쓸려 1949년 해직됐으며 고향인 평양 애국열사릉에 묻혔다.
화가 고흐에 대해 썼던 소설 <아를> 등에 이어 자신의 세번째 저서로 이번 책을 발간 이 사서는 이화여대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거쳐 컬럼비아대학교 도서관 5년을 거쳐 2002년 UW 한국학 사서로 일하고 있다.
동아시아도서관 소속인 한국학 도서관 사서 겸 동아시아도서관 공공서비스 헤드(수석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이 사서는 한국학과 관련된 도서 수집과 관리는 물론이고 UW 도서관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북소리(Booksori)’라는 북토크 행사를 열어 이민의 삶을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마음의 양식과 정보를 함께 나누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에다 전문 사서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아 지난 2019년엔 UW 최고 사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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