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자체조 국가대표팀 의사, 성폭행 선수들에 3억 8,000만달러 합의
- 21-12-14
상습적 성폭행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전 미국 체조 국가대표 주치의 래리 나사르(58)의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 500여명이 미국 체조 협회와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로부터 3억8000만달러(약 4498억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이 같은 합의는 이날 인디애나폴리스 연방파산법원의 심리로부터 이뤄졌다. 해당 합의는 지난 2016년 미국 체육계를 뒤흔든 학대 스캔들과 관련된 법적 투쟁을 끝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해당 사건 관련 피해자는 총 500여명으로 이 중 나사르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이들은 300여명이다. 나머지 피해자들은 미 체조협회 관계자들로부터 학대당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해당 사건과 관련한 합의금은 지금까지 약 8억8000만달러(약 1조416억원)다. 지난 2018년에는 미시간주립대(MSU)로부터 피해자 300여명이 5억달러(약 5918억원)의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시몬 바일스, 앨리 레이즈먼, 맥케일라 마로니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수백명의 체조 선수들은 나사르가 30년 이상 주치의로 활동하는 동안 성적으로 학대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일스는 지난 9월 15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출석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체조 관계자들이 래리 나사르의 상습적인 성폭력을 묵인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나사르가 성적 학대를 저지를 수 있도록 놔둔 시스템도 비난하고 싶다”며 “FBI는 우리 문제에 눈을 감은 것 같다. 포식자가 아이들을 해치게 둔다면 닥쳐올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 이를 꼭 알려야 한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과 관련된 FBI 요원 등에 대한 기소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변호한 존 맨리 변호사는 이번 합의를 두고 "우리는 생존자들의 용기와 끈기라는 단순한 이유로 인해 승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 용감한 여성들은 수많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학대당한 사실을 설명했다"며 "그로 인해 더 이상 꿈을 쫓는 아이들이 육체·감정·성적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2016년 나사르에 대한 혐의를 최초로 언론에 공개한 전직 여자체조 선수이자 변호사인 레이첼 덴홀랜더는 이 같은 합의 내용을 환영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마침내 이번 장이 닫혔다"면서 "이제 개혁과 재건이란 힘든 작업이 시작될 수 있다. 정의가 찾아오고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냐는 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한편 지난 2월 25일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을 이끌었던 존 게더트는 인신매매와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지 몇 시간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게더트는 나사르의 재판 과정에서 피해 선수들이 그에게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하면서 2018년부터 경찰의 수사대상이 됐다. 그는 나사르가 수백명의 선수들을 성추행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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