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이 아니네"…죄없는 집주인 나체로 16초 세워둔 美경찰, 34억 배상
- 21-12-14
미국 시카고의 경찰들이 엉뚱한 집을 급습한 뒤 집주인을 알몸으로 서 있게 하는 등 굴욕감을 안겨 290만 달러(약 34억원)를 배상하게 됐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은 압수수색 영장이 잘못된 주소지로 발부된 지 모른 채 수색을 강행했다가 집주인 앤재닛 영(51)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경찰들이 합의금으로 290만 달러를 지불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영은 지난 2019년 2월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씻기 위해 옷을 벗은 뒤 욕실로 들어가려던 순간, 경찰의 급습을 받았다.
출동한 경찰 13명은 "불법 총기를 소지한 남성이 여기에 산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영의 집 안을 수색했다. 이때 영은 알몸 상태로 16초간 경찰 13명 앞에 서 있었고, 경찰은 뒤늦게 그의 어깨에 담요를 둘러줬다.
영이 계속해서 "잘못 알고 온 것 같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벌거벗은 채 담요만 두른 영에게 수갑을 채운 뒤 40분간 더 서 있게 하고 수색을 계속했다.
그러나 경찰은 영의 집을 압수수색했으나 이렇다 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영장이 잘못된 주소지로 발부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영은 시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시카고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합의금 명목으로 29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금액 산정 배경에 대해 "경찰 1명당 100만 달러(약 12억), 노출 시간 1초당 100만 달러로 책정해 계산한 것"이라며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면 더 많은 합의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시카고 경찰의 부당 행위를 조사하는 독립수사기관 COPA(Civilian Office of PoliceAccountability)는 지난달 10일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책임 소지가 있는 경찰관 8명에 대한 해고 또는 정직 처분을 권고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도 경찰위원회에 급습을 통솔한 경사의 해고를 요청했고, 경위급 이상 경찰관 1명과 여성 경찰관 1명을 압수수색 현장에 반드시 동행하도록 내규를 수정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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