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보여야 산다?…與 당권주자들, 발언수위 높이며 선명성 부각

김기현 'MBC 언론 아냐', 안철수 '이상민 잘라야' '김은혜 퇴장 잘한 것'

유승민 '순방기 MBC 거부한 尹 자유란 가치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

 

"MBC 그게 방송이냐. 저는 방송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김기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안철수)
"순방 전용기에 MBC 탑승을 거부한 것은 자유라는 헌법가치를 대통령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유승민)

내년 초 진행될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기현,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들의 발언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모양새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당심을 끌어당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우클릭' 행보로 당심 끌어안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유 전 의원은 연일 '대통령과 정부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 의원은 나머지 두 주자를 견제하며 타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 전대서 유리한 당심 잡으려 '우클릭' 나선 김기현

김 의원은 1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서 MBC와 관련해 "저는 그래서 지금 박성제 사장과 그 보도진, 간부들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한 MBC는 해체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는 방송의 자격이 없다. 가짜뉴스를 마구 생산해대는 곳"이라며 "저는 MBC를 방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발언 이후 MBC과 각을 세우는 있는 대통령실과 궤를 같이 하는 동시에 보수층 유권자를 겨냥한 발언이다.  

가장 활발히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그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글을 3차례 올리기며 맹폭하기도 했다. 이는 자신이 야당 대표와 맞설 적수임을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핵심 측근 김용·정진상·유동규 3인방이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 조달을 위해 김만배 씨에게 수익금 지급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지급되지 않자, 정진상 정무실장이 '이 양반(김만배) 미쳤구만'이라고 유동규에게 말했다는 내용이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되어있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이건 그야말로 아수라 개판이 아닐 수 없다. 그 범죄조직 카르텔 3인방의 수괴가 누구냐. 바로 이재명 대표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직후 올린 다른 글에선 "이재명, '국정조사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 아수라 같은 이 대표의 탄핵이 먼저입니다!"라고 적었다.

연이어 또 다른 글을 올린 그는 "주인의 무덤을 충직하게 지키는 개, 그런 따뜻한 속성을 가진 개를 쿨하게 내버린 사람, 자신의 부하직원이었던 사람이 죽어도 조문은커녕 비아냥거리는 사람"이라며 풍산개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동시에 저격했다.

 

◇ 윤석열·정부여당 비판 수위 높여가는 유승민

반면 유 전 의원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 비판하며 여당 속 야당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채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지속적으로 겨냥하며 자신의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TV로 생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봤다"며 "대통령과 장관들이 경제를 위해 애쓰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하기엔 지금 경제가 너무 위험하지 않냐"고 했다.

이어 "국민과 기업이 지금 가장 듣고 싶은 것은 눈앞에 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할 윤석열 정부의 의지와 전략인데, 그게 없었다"며 "경제위기의 핵심을 피하지 않고 국민 앞에 솔직하게 어려움을 얘기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쓴소리했다.

이달 2일에는 이태원 참사 외신기자회견에서 실언으로 논란이 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해 "대한민국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이태원 참사 외신기자회견에서 웃고 농담을 했다.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참사로 희생당한 영혼들을 욕보이고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저런 사람이 총리라니... 이 나라가 똑바로 갈 수 있겠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에 대한 직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일 "어제 윤 대통령이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30분 간 경찰을 질타하는 영상을 봤다"며 "대통령의 말씀은 검사의 언어, 검사의 생각이다. 법률적으로는 맞는지 몰라도, 인간적, 윤리적, 국가적으로는 잘못된 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에는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윤핵관들에게 '당이 왜 이렇게 매가리가 없나. 장관 한 명 방어도 못하나'라고 짜증을 냈다고 한다"며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매가리 있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대통령이 잘하면 도와주고 잘못하면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기현·유승민 등 견제하며 소신 강조하는 안철수

또 다른 유력 당권주자인 안 의원은 김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견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3일 유 전 의원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다른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지난 9일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권주자 중 경쟁자가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당장 생각나는 사람은 없다"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분들 중에서 실제로 지휘를 해서 성공해 보신 분은 없다"고 자신만이 가진 리더십을 부각했다.

그런 가운데 안 의원은 지난 2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즉시 경질하고, 사고 수습 후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며 당과 차별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지난 대선 후보시절 당시 윤석열 후보와 약속한 '공동정부 구상'을 앞세워, 자신이 대통령과 국정운영의 동반자격인 집권여당 대표 자리에 적임자임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11일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 필담을 나눈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것에 대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원조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이 주 원내대표를 향해 "왜 야당 편을 드는지 모르겠지만 걱정된다"고 비판한 것과 정반대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날 전당대회와 관련해 유력주자로 꼽히는 유 전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또다시 후보들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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