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고용…'허리' 40대 무너지고 노인·단시간 취업자 껑충

고물가·고금리·수출 위축에 고령화까지 고용 전망 암울

KDI "내년 취업자 증가폭 8만대 급감", 정부도 "증가 둔화"

 

'경제 허리'인 40대 취업자가 지난달까지 넉달 연속 줄었다. 고령자 및 단시간 취업자 규모가 껑충 뛴데다 청년층 실업자도 소폭 늘었다.

취업자 수는 1년새 68만명 가까이 늘었지만 증가폭은 다섯 달째 둔화한데다 고용의 질은 악화하는 양상이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 인구구조 변화 영향도 만만찮아 향후 고용 호조가 지속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8000명으로 1년새 677000명 늘었다. 같은달 기준 1999년(969000명) 이후 23년만의 최대폭 증가다.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 성장세가 뒷걸음질치는 중에도 제조업 취업자 수(+201000명)가 1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며 버틴 덕이다.

최근 제조업은 생산 감소세를 보이고 수출은 꺾이고 있으나 고용은 경기 후행적 성격이 있어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고용의 질은 악화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67.9%는 60세 이상 노인(46만명)이 차지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올 1월 52만명대, 3월 33만명대 늘었고 4~10월 45만명 안팎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 공공형 노인 일자리 축소 방침을 밝힌데 따라 국회 심사 과정에 관련예산이 일부 늘더라도 앞으로 이 부분 취업자 수 증가분은 줄어들 공산이 크다.

취업자 수는 이어 50대(147000명), 30대(6만1000명), 20대(2만8000명) 순으로 늘었다.

반면 40대 취업자 수는 1만1000명 줄었다. 6월 2000명 증가 이후 감소 전환해 7월 1000명, 8월 8000명, 9월 1만7000명에 이어 넉달 연속 감소다.

정부는 40대 취업자 수 감소보다 인구감소 효과(-89000명)가 더 커 고용률은 상승했다고 설명하나, 20·30대도 각 16만명, 113000명 인구가 감소한 반면 취업자 수는 확대됐다. 40대 고용률 증가 폭(0.7%)도 20대(2.0%), 30대(2.1%)의 절반에 못 미쳤다.

파트타임 등 주 36시간 미만 근로자는 주 36시간 이상 근로하는 통상 근로자 규모를 앞질렀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3732000명으로 2794000명(-17.9%) 감소한 반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4299000명으로 3459000명(31.9%) 급증했다.

이는 조사대상 기간 한글날 대체공휴일(1010일)이 포함돼 주당 취업시간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20대 실업자는 전 연령계층 중 유일하게 1년새 5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월별 증가폭은 5월 93만명대에서 6월 84만명대, 7월 82만명대, 8월 80만명대, 9월 70만명대에서 10월 60만명대까지 내려왔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기저 영향에다 고물가와 금리인상, 수출위축 등 하방요인이 상존해서다.

7월(6.3%)부터 4개월째 5%넘는 상승률을 보여온 물가는 내년 3월까지 5%대 고물가 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한국은행)이 나온다.

올 5월 전년동월비 21.4% 뛰었던 수출은 9월 2.7%까지 증가세가 약해졌고 지난달엔 5.7% 줄어 감소 전환했다. 이는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잖다.

기획재정부는 "내년엔 기저효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 직접일자리 정상화, 인구영향 등에 따른 증가폭 둔화 확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령화 등 영향에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8만4000명으로 올해(791000명) 대비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기재부는 "인력양성 등 노동시장 정책을 강화하고 청년·여성·고령층 등 잠재인력 노동공급 촉진을 지원하겠다"며 "수출경쟁력 강화, 규제혁파,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민간일자리 창출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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