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세월호' 반면교사 삼은 '이태원 참사' 일주일…본격 진상규명 시험대

국가애도기간 종료…대통령실, 사건 당일부터 '정보 투명 공개' 기조

향후대응 질문에 "진상규명 우선"…'거대야당' 상대할 국정 동력 달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6일 종료됐다. 대부분 사망자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날 부로 본격적인 진상 규명 작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향후 거대 야당을 상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도 여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일주일 대응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반면교사로 요악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른바 '7시간 미스터리', 적기를 놓친 유감 표명과 대국민 담화로 큰 비판을 받았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박근혜 정부가) 정보를 감춘 것, 그리고 감추면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패착이었다"고 진단했다. 사태 초기 수습 단계에서는 일차적으로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제1원칙"이라며 "특히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대통령과 국민이 가진 정보값 격차가 작아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 발생 당일인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이 1차 긴급지시를 내렸다고 밤늦게 언론에 알렸다. 사고 사실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 알려졌을 뿐 언론 보도는 나오지 않은 때였다. 30일 새벽 여러차례의 긴급 지시와 두 차례의 회의, 오전 대국민 담화로 이어지는 과정은 모두 언론에 실시간 공지됐다.

윤 대통령은 사고 전까지 쏟아진 112 신고에도 경찰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는 신고 녹취록을 국민에게 공개하라고 지시, 경찰청의 고강도 감찰을 주문해 철저한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정치권에서는 국가애도기간이 종료된 이날부터 윤석열 정부의 대응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애도에서 진상규명으로 참사 국면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단계에서 야권 공세는 더욱 거칠어질 것이고 감찰 결과가 산발적으로 나올 때마다 여론은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관계를 철저하게 따지고 그것에 맞는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오랫동안 다져진 '검사 본능'은 이번에도 표출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등에 대한 질문에 "진상 규명 작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여론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는 것이 중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 지휘체계 보고 라인이 허점 투성이었던 데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마련한 재난안전통신망이 유명무실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정부 책임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커지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5일 연이어 종교계 행사에 참석해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 "꽃다운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라며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사과'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대국민 담화에서 충분히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며 대국민 사과에는 거리를 둬온 대통령실 분위기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에서는 이번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대응하는 정부·여당의 움직임도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오는 8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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