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화성-17형' 발사 실패… '2단 분리' 후 동해 추락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도 발사… 연이틀 무력시위

합참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 즉각 중단하라"

 

북한이 한미연합 공중훈련 나흘째인 3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1발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연이어 발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무력도발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 가운데 ICBM 1발은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40분쯤 평양 순안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ICBM 1발을 포착한 데 이어, 오전 8시39분쯤부터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이날 쏜 ICBM의 비행거리는 약 760㎞, 정점고도는 약 1920㎞이며 최고속도는 마하15(약 초속 5.1㎞) 수준으로 탐지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신형 ICBM '화성-17형'을 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미사일은 비행 중 탄두부와 추진체를 분리하는 '단 분리'가 2단계까지 진행됐지만, 최종적으론 '정상 비행'에 실패해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성은 이 미사일이 동해 상공을 비행하던 중 '소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당초 이 미사일이 자국 상공을 지나갔다며 경보(J얼럿)까지 발령했으나 이후 이를 정정했다.

북한이 올 들어 ICBM을 발사(추정 포함)한 건 이날을 포함해 총 7차례다. 이 가운데 '화성-17형'은 2월27일과 3월5·16일 각각 그 개발 목적의 1단 추진체를 활용한 탄도미사일이 1발씩 발사됐다. 그러나 3월16일 발사 땐 고도 20㎞ 미만 상공에서 폭발했고, 그 파편이 도심에 떨어지면서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이날 ICBM에 이어 발사한 SRBM의 비행거리는 약 330㎞, 정점고도는 약 70㎞, 속도 마하5(초속 1.7㎞) 수준으로 탐지됐다. 이들 미사일은 북한이 평소 미사일 사격 때 표적으로 애용하는 함경북도 인근 해상의 무인도 '알섬'을 향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과의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로서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오전 오후에 걸쳐 동·서해상을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을 20여발 쏜 데다, 동해상의 남북한 접경 수역에 설정된 '해상 완충구역'을 향해서도 100여발의 포격을 가하는 연쇄 무력도발을 벌였다.

특히 북한이 2일 쏜 SRBM 가운데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수역에 떨어져 우리 군도 전투기를 동원해 NLL 이북 해상에 공대지미사일 3발을 발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북한의 '해상 완충구역' 내 포격과 NLL 이남을 향한 미사일 발사는 모두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에 해당한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연쇄 도발이 지난달 31일 시작된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외무성 대변인, 이달 1일 박정천 조선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명의로 '비질런트 스톰'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냈다.

한미 군 당국은 4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비질런트 스톰' 또한 다른 한미훈련과 마찬가지로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자체가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빌미로 무력도발을 지속 중이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 10개월간 ICBM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 발사와 공중무력시위, 포사격 등을 통해 전례 없이 높은 빈도로 도발을 벌였고, 제7차 핵실험 또한 언제든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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