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대출은 갚고 예금에 '우르르'…정기예금 한달만에 48조 증가

5대 은행 가계대출 10 1.4조 줄어 10개월째 감소

정기예금은 한 달 새 48조 늘어 총잔액 800조 돌파

 

은행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계대출을 조금이라도 갚고, 예금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1조4000억원가량 줄어 10개월째 감소했고, 정기예금은 불과 한 달 새 48조원 가까이 몰리면서 총잔액이 800조원을 돌파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36475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4354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감소세는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보다 갚으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불안정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으로 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연 7%를 훌쩍 넘어 고공행진 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한 푼이라도 대출 규모를 줄이려는 차주들의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형 금리는 지난 28일 기준 연 5.36%~7.431%, 변동형 금리는 연 4.97%~7.499%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최근 연 7%대에 진입한 지 불과 1~2개월도 안 돼 7% 중반에 근접했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5.93~7.35%로 상단이 7% 중반을 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4억원(30년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을 연 3.5% 금리에 대출받은 차주의 경우 월이자가 116만원 정도였으나, 올해 대출금리가 연 5.5%로 적용되면 월이자는 182만원, 연 7% 적용되면 232만원으로 최대 2배가량 불어난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은행 예금(수신) 금리도 뛰자, 자본시장 침체 속에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대거 몰리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8082276억원으로, 9월말(760544억원)과 비교해 불과 한 달 만에 477231억원(6.3%) 급증하면서, 합산 총잔액이 8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5% 선에 근접했다. 일부 저축은행에선 연 6%가 넘는 정기예금이 출시되기도 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면 은행에 1억원을 맡겼을 때 연이자가 500만원에 달한다. 이자과세(15.4%)를 떼더라도 423만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매달 이자가 35만원이 넘는다.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 9월 325000억원 늘어, 2002년 조사 시작 이래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증가액만 131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151000억원)과 비교하면 8.7배 늘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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