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사고 키운 '꼼수가벽'…"인근 불법건축물로 혼잡 더해져"

가벽 설치돼 도로 폭 3m 정도로 좁아져…지붕 없애 규제 피했단 지적

연결 골목도 증축물로 병목현상 발생

 

이태원 압사 사고가 일어난 골목에 세워진 가벽과 인근 골목길 불법 증축물이 통행로를 좁히며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용산구청 등에 따르면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길에는 폭 70㎝ 정도의 분홍색 철제 가벽이 설치돼 있다.

이 자리에는 지난 2016년 건축물이 있었지만 구청 지적을 받고 철거됐다. 하지만 지붕이 없는 가벽은 여전히 남아 도로 폭을 좁혔다.

가벽은 건축물 대장에는 없는 시설물로, 해밀톤호텔이 이용 중이다. 사고 발생 골목 위쪽은 폭이 5m가량 되지만, 가벽이 가로막은 아래쪽은 3.2m로 좁아진다.

호텔 측이 가벽을 설치해 실제 건축물로 활용하면서도, 지붕을 없애 불법증축물 단속을 피한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구청은 관련 가벽의 불법 여부 판단과 처리 방향을 고심 중이다.

사고 골목과 연결된 길에도 불법 증축물이 다수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해밀톤호텔 본관 북측에 있는 주점에 설치된 폭 1m, 길이 17m가량의 테라스도 불법 증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너편 주점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행사 부스를 설치하면서 세계음식문화거리 일부 구간의 폭도 약 3m까지 줄었다.

이들 설치물이 위치한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참사 발생지점과 연결된 골목이다.

건축 업계에서는 불법 시설물로 병목 현상이 일어나 사고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행이 비교적 원활했다면 대피로로 쓰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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